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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진해운 침몰, 정부는 언제까지 기업 탓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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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16. 12. 15. 06:00

한진해운 사옥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사옥. 1층 컨테이너 모형 앞에 고용 승계를 촉구하는 노조원들의 성명서가 붙어있다.
“해운이 마비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 이번에 국내 수출입기업들에 큰 손실을 줬다.”

지난 9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진해운을 겨냥해 한 발언입니다. 박 대통령의 한진해운에 대한 비판이 보도된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물류대란 수습에 정신 없던 한진해운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했습니다. 기업의 책임이 전무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에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기업만 계속 고개를 숙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삼일회계법인이 13일 회생보다 청산이 유리하다는 내용의 실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남았으나 법원으로서는 한진해운 자산마저 모두 매각하거나 매각 중인 상황에서 회생시켜야 한다는 명분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업계 모두가 예상하고 경고했던 것처럼 한진해운은 정리 절차만이 남았습니다. 해운업계 종사자들은 정부가 한진해운에 대한 끈을 놨을 때부터 이미 이같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구조조정의 원칙만 강조한 정부는 정작 한진해운 침몰 이후의 청사진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사실 이 구조조정은 기업의 몫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오류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진해운만 없어진 게 아니라 한국 해운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국내 기업이 물류대란으로 인해 수출입에 큰 피해를 입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를 비롯해 금융권은 지금까지도 “기업의 자구 노력이 부족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진해운의 미주노선과 인력은 SM그룹이 인수해 일부는 회생을 한 셈입니다. 물론 앞으로 SM 측이 한진해운의 자산과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 지가 관건입니다. 또한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스페인터미널과 미국 롱비치터미널도 가능한 한국 해운업계에 남아 있어야 더 이상의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업 전문가들은 한진해운 사태로 얻은 효과 중 하나로 언론·국민들의 해운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졌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답할 때입니다. 아직도 이 어마어마한 수출입업계 피해의 책임이 기업에만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면 한진해운 법정관리 뒤 내놓은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 외에 앞으로 국내 수출입 경기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국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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