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 홈페이지에 50cc 스쿠터 모델인 디오와 디오체스터, 투데이의 생산 종료가 명시돼 있다. 사진=/혼다 홈페이지(www.honda.co.jp/motor-lineup/)
일본에서 50cc 스쿠터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 일본에서 사랑받아온 50cc 스쿠터가 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주요 생산자였던 오토바이 제조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오토바이 제조 업계 1위와 2위로 오랜 라이벌 관계인 야마하와 혼다는 지난해 제휴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야마하는 50cc 스쿠터에 대한 생산을 중단하고 혼다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공급을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야나기 히로유키(柳弘之) 야마하 사장은 앞서 6월 혼다와의 제휴는 엄격해질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결단이라면서, 개발 비용 상승 등으로 50cc 스쿠터 규격 자체가 존재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일본은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4’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향후 일본 내 일산화탄소와 질소화합물 등 규제는 엄격해질 전망이다. 당장 올해 9월부터는 오토바이 등의 모델에도 이 규제가 적용되면서 기업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혼다는 8월 말부터 50cc 스쿠터 모델인 ‘몽키’의 생산을 약 50년만에 종료하기로 했다. 혼다는 웹사이트를 통해 ‘투데이’ 등 3개의 50cc 스쿠터의 모델의 생산 종료도 명시했다. 아베 노리아키(安部典明) 혼다 이륜사업본부장은 현재의 가격으로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고 통신에 전했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는 규제에 대응해왔지만 기술적으로 한계가 왔기 때문에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환경성은 2020년부터 유로4보다 한층 더 엄격한 유로5와 같은 목표를 가진 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의 50cc 스쿠터 생산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야나기 야마하 사장은 이로 인해 기업에 대한 “허들이 한 단계 높아진다”면서 전체 오토바이에 대한 비용 상승 등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새로운 전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현지 오토바이 제조 기업들도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제조 비용 상승으로 50cc 스쿠터 등의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스즈키 회장은 5월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서도 소형 오토바이의 대세가 “150cc로 옮겨지는 경향이 나오고 있다”라고 밝히고 일본에서도 “100cc와 50cc 등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125cc와 150cc가 소형 오토바이의 한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