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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기규제 강화에 “역사 모독·농촌사정 모른다” 불협화음

뉴질랜드, 총기규제 강화에 “역사 모독·농촌사정 모른다” 불협화음

기사승인 2019. 12. 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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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는 제1·2차 세계대전의 전유물이다" 반발
農, "허용된 소총, 가축통제·방역작업에 효과 ↓"
New Zealand Climate Bill <YONHAP NO-3879> (AP)
지난달 7일(현지시간) 웰링턴 국회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기후변화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아던 총리는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지난 4월 10일 긴급 처리했다./AP 연합
지난 3월 51명의 희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 이후 발의된 총기 규제 법안을 두고 찬반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참사 26일 만에 압도적인 찬성으로 뉴질랜드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9월 3차 총기개혁안 입법계획 발표 이후 시민과 농업 관계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1일 현지 매체 스터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웨스트 오클랜드 헨더슨 지역에서는 강화된 총기 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몰린 100여명의 시위대는 우선 법안에 대한 사전협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건 총격 사건에 대한 뉴질랜드 왕립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는 점이다.

시위에 참여한 뉴질랜드 여성 사격 챔피언인 빅토리아 오브라이언은 “이 법안은 뉴질랜드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기 소유자들이 불공평한 표적이 됐다며 “우리는 1·2차 세계대전의 총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금고와 빗장에 걸어 잠근 오랜 유물과 수집품들이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은 군대식 소총·엽총 등 광범위한 반자동 총기 및 일반 총기를 고성능으로 개조하는 부품·탄창의 소유를 금한다. 농사와 사냥에 사용하는 22구경 소총과 산탄총은 허용된다. 수집용일 경우 발사 장치를 따로 보관토록 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기보유한 총기의 자진 신고 기간을 정하고 재매입해 세전 가격의 25~90%를 보상할 예정이다.

해충(유해종)방제 용도는 법안 적용대상에서 예외로 한다는 면제 조항을 놓고는 농업계의 반발이 쏟아졌다. 지난 4월 법안이 통과되자 마일스 앤더슨 뉴질랜드 농민연합 대변인은 “법안은 농촌 사정과 동떨어져 있으며 이는 유해종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토의 54%가 목초지로 이뤄진 뉴질랜드는 2016년 기준 낙농·육류 수출이 전체의 42%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농업 강국이다.

앤더슨 대변인은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해충(유해종)관리 전문 업체 고용에 대해 “뉴질랜드에는 500만헥타르 규모의 민간 소유 땅이 있다”며 “땅 주인들에게 남겨진 것은 오클랜드 항구를 칫솔로 칠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왈라비와 같은 야생동물이 새벽에 불시로 농작지를 습격하는 것을 업체가 24시간 관리하기 힘들뿐더러 기관총보다 화력이 낮은 산탄총이나 22구경 소총을 사용해 가축을 통제하거나 방제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법안에 따르면 총기 등록부가 새로 도입되고 총기 소유주에 대한 조사는 강화될 전망이다. 뉴질랜드 경찰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역에 100만~150만정의 총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총기 소지자는 약 25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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