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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목장 결투’ 이재용 먼저 쐈다…TSMC 겨냥 최신 후공정 기술 공개

‘파운드리 목장 결투’ 이재용 먼저 쐈다…TSMC 겨냥 최신 후공정 기술 공개

기사승인 2020. 08.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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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약점이던 후공정 완성도 높일 기술 제시
설계 자유도 보장에 데이터처리 속도도 향상
5G칩·AI·슈퍼컴퓨터·스마트폰 등 활용도 높아
고객사들에게 TSMC 대신 삼성 선택 유도
이재용 첨단 반도체 후공정 기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TSMC를 상대로 최신 후공정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 파운드리가 TSMC보다 후공정에서 약하다는 인식을 뒤엎고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기술 공개였다란 평가가 나온다. 옆으로 칩을 배치하는 대신 쌓는 ‘X-Cube’ 방식의 모습.
‘먼저 뽑는 사람이 이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목장의 결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먼저 총을 뽑았다. 상대의 몸통을 노리기 전 이 부회장이 노린 건 상대방이 자랑하는 무기의 무력화였다. 삼성전자는 7나노 이하 최첨단 시스템반도체에 적용될 새로운 후공정 기술을 13일 업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TSMC와의 기술적 거리를 좁혔다. 특히 이 기술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의 설계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장점이 있어 향후 고객사로부터 삼성 측이 수주물량을 따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7나노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으로 제작된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X-Cube’는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의 복수의 칩을 위로 얇게 적층해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후공정 기술 중 하나다.

시스템반도체는 일반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의 역할을 하는 핵심 기능인 로직 부분과 ‘캐시메모리’ 역할을 하는 SRAM 부분을 하나의 칩에 평면으로 나란히 배치해 설계한다.

칩 배치가 옆으로 늘어지기 때문에 면적을 많이 잡아먹는데 ‘X-cube’ 기술을 적용할 경우 옆에서 위아래로 배치가 달라진다. 즉, 로직과 SRAM을 위로 적층하기 때문에 전체 칩 면적이 줄면서 고용량 메모리 솔루션을 빈 공간에 장착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인 팹리스들이 기존 제품을 쓸 때보다 원하는대로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칩을 금속제 선(와이어)으로 잇는 대신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더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보다 시스템반도체의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전력 효율도 향상된다. 또한 위아래 칩의 데이터 통신 채널을 고객 설계에 따라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이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설계를 보장하면서 데이터 처리속도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슈퍼컴퓨터·인공지능(AI)·5G(5세대 통신)등 고성능 시스템반도체를 요구하는 분야는 물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전반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비다아·AMD·구글 등 글로벌 팹리스 고객들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X-Cube’ 설계방법론과 설계툴을 활용해 EUV 기술 기반 5·7나노 공정 칩 개발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팹리스가 원하는 목적으로 새로운 칩을 생산하려고 해도 파운드리의 검증된 제조기술과 제조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검증 안 된 양산 인프라는 수율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이미 검증된 삼성전자의 양산 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개발 오류를 빠르게 확인하며 칩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강문수 전무도 “EUV 장비가 적용된 첨단 공정에서도 TSV 기술을 안정적으로 구현해냈다”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성능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을 지속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핫 칩스(Hot Chips) 2020’에서 ‘X-Cube’의 기술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HPC·AI 등의 고성능 반도체 관련 연례 학술 행사인 이 자리에서 기술적 장점을 자세히 알려 고객사들의 호응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를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업체로 만들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1등에 이어 시스템반도체까지 삼성전자를 1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이번 기술 발표는 그 계획의 연장선이다.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TSMC를 꺽지 않고서는 시스템반도체 부분의 매출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 파운드리 고객들에게 만족할 성과를 보여야 하는 이 부회장이 이번 기술 발표로 시장에 ‘카드’ 하나는 내민 셈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가 업력은 TSMC보다 못하지만 삼성전자가 쌓은 기술력과 매출 규모 등 영향력은 절대 무시할 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사들이 7나노 이하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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