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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 방지법 급하다…“여론제재 보다 처벌 제도화해야”

이해충돌 방지법 급하다…“여론제재 보다 처벌 제도화해야”

기사승인 2020. 09.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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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윤리법, 사실상 권고규정 불가
여당 '상임위 배제' 법안 잇단 발의
'전문성 활약에 제약' 간극해결 지적도
국회 정무위원회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법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해충돌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관련 법안은 매번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해충돌 방지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무산됐는데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이 포함되다 보니 흐지부지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제대로 된 규정이 없다보니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지면 관련 상임위에서 사·보임하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도 공직자의 이해충돌금지 의무가 규정돼 있지만 사실상 권고규정에 불과한데다 이해충돌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위반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자 출신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속해 있으면서 가족 명의 회사들이 피감기관들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지냈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당한 김홍걸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면서 남북 경협 테마주로 분류되는 주식을 1억원 넘게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이 벌어졌다. 20대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낸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은 목포 도시재생 사업을 미리 파악한 뒤 부동산을 차명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은 의원시절 피감기관이었던 엘지(LG)유플러스의 비상임 자문직을 맡았다 여론에 밀려 지난 6일 결국 사임했다.

정치권의 이해충돌 논란을 계기로 입법 움직임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선거일 전 2년 이내에 근무한 기관과 관련한 상임위 위원을 국회의원 임기 개시 2년 동안 맡을 수 없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 7월에 대표 발의했다.

같은당 김남국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상임위원이 상임위 직무와 관련한 사적 이익 추구행위를 할 경우 징계할 수 있도록 하며 제척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면서 국회법·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대표 발의를 예고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해충돌 개연성이 있는 의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감하면서 “이해충돌 방지법을 21대에서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충돌 법안에 징벌적 처벌 마련해야”…법안 봇물이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

다만 국회의원이 전문성을 지닌 분야와 관련된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경우도 많기에 모든 이해충돌을 막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발도 적잖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예를 들어 검찰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 같은 경우에는 검찰을 감사할 수 있는 강력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면서 동시에 검찰과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해충돌 가능성과 전문성 딜레마에 대해 “너무 굵은 채로 가르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가는 채로 가르다 보면 모든 국회의원이 본인이 수십년간 활동해 온 전문성 있는 분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야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해충돌과 관련한 법적 제재안에 징벌적 규정 등을 신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제재안의 규정을 강화하고 이해충돌 사실이 적발 됐을 때 징벌적 처벌이나 벌금 부과, 취한 이득의 몇 배를 징벌적으로 징수하거나 국고로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충돌에 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여야 모두 입법 취지에는 겉으로는 공감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에게 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어서 법안을 만들더라도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김영란법 원안에는 이해충돌 방지법이 들어 있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의원들의 반대로 빠졌다.

이 평론가는 “국회의원들로서는 자칫 자신들이 걸려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충돌 방지법안 마련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도 논란은 꽤 되지만 실제 입법과 제도화 단계에서 과감하게 이해충돌 법안을 마련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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