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용기 90% 재활용 어려워' | 0 |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앞에서 화장품어택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화장품 용기 재활용 문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 화장품 용기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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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화장품 용기에 대한 재활용을 활성화하고자 ‘재활용 표시 등급제’와 ‘역회수’를 시행한다. 다만 두 정책을 조건부 면제 사항으로 두며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역회수란 화장품 용기의 90%가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자가 사용한 용기를 화장품 제조·수입사에 도로 가져오도록 하고, 회수된 용기는 업체에서 최대한 재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25일부터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제’가 시행됨에 따라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환경부는 당초 화장품 업계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할 것이라며 반발하자,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는 화장품 용기를 업체에서 역회수한다면 표시를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표시 등급을 면제받기 위한 역회수 목표치는 2023년에 15%, 2025년에 30%다.
환경부가 등급 표시제와 역회수를 조건부 면제 사항으로 결론 지으며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이 중 상대적으로 달성하기 까다로운 역회수 방법은 사실상 화장품 업체 대부분이 포기하며 실효성을 잃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자본이나 매장 인프라가 갖춰진 대기업도 환경부가 말하는 역회수율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인데 OEM, ODM으로 생산하는 영세한 중소기업은 더욱 불가능하다”며 “역회수에 대해선 아예 포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화장품 용기의 탈플라스틱 달성을 위해선 등급 표시제와 역회수가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활용 등급 표시제는 재활용이 어려운 용기를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사전적 방법이며, 역회수는 이미 만들어진 용기를 최대한 재활용하려는 사후적 방법이기 때문이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처음부터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와 역회수율 목표가 함께 묶이면 안 됐다”며 “화장품 용기가 재활용이 어려우니 업체가 따로 모아서 역회수해 재활용하라는 건데 역회수는 역회수대로 따로 정책을 가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용기 역회수 활성화가 안 되는 건 사실이고 등급표시와 역회수가 같이 가는 게 제일 이상적이지만 함께 시행한다면 과도한 규제로 역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정책의 지속가능한 목표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