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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기업, 성공DNA]조현준號 효성그룹, ‘신의 한 수’로 작용한 지주사 체제 전환과 선제적인 투자

[성공기업, 성공DNA]조현준號 효성그룹, ‘신의 한 수’로 작용한 지주사 체제 전환과 선제적인 투자

기사승인 2021. 05.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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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 부회장과 형제경영 공고화
부문별 집중도 높여 전문성 강화
자회사 호실적 업고 그룹 승승장구
변화기일수록 미래 지속투자 주문
팬데믹 속 스판덱스 공장 등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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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취임 5년 차 만에 동일인으로 지정받은 가운데 그룹 계열사들 역시 올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기존 ㈜효성을 사업부별로 쪼개 각 사업마다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위기에 베팅하며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한 게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투 트랙’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조 회장이 “변화의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7년 취임한 조 회장은 이듬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뒤 순차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이후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과 함께 그룹의 투톱 체제를 갖추는 한편 미래먹거리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스판덱스 공장 증설과 울산의 아라미드 공장 증설,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신설 등으로 꼽히는 선제적인 투자들이 대표적이다. 적게는 수백억원부터 많게는 1조원 수준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에도 미리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올 들어서도 실적 신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효성그룹, 지주사 전환·사업별 회사 쪼갠 뒤 3년새 5배 성장 전망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그룹 내 상장 자회사들의 올 연간 영업이익은 2조976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했던 2018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4705억원보다 4배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모두 상장회사 기준으로, 그동안 적자를 보다가 최근 흑자전환한 비상장사들까지 합산하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효성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여러 계열사를 ㈜효성으로 합쳤다가 20년 만에 다시 독립 사업회사들로 나눴다. 그 결과, 조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됨으로써 내·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로 개편됐고, 각 사업부문별로는 실제로도 전문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에는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을 기존 총괄 사장에서 승진시킴으로써 ‘형제 경영’ 투톱 체제도 공고히 했다. 조 회장이 그룹의 큰 사업방향성을 잡는다면 조 부회장은 그룹 전반적 사업의 세세한 부분을 챙기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신소재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올 1분기 동안 실적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등의 자회사들이 실적 호조가 꼽힌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준·현상 형제’ 3세경영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2.21% 지분을,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14.59%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다지고 있다.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각각 비슷하게 보유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앞서 ㈜효성은 지난달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8% 증가한 100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회사 호실적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올해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계열사들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에 베팅”…조 회장, 사업부문별 선제적인 투자 주문
조 회장은 취임하면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사업부문별로 집중도를 높인 반면 실탄도 충분히 배분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 등 초유의 위기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해 선제적인 투자를 주문했다고 한다.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단행한 선제적인 투자는 올해 실적이 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효성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터키·브라질 등 글로벌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했다. 터키 600억원, 브라질 400억원 등이다. 아울러 울산의 아라미드 공장 증설,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신설 등 선제적 투자와 탄소섬유, 폴리케톤과 같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효성티앤씨가 단행한 스판덱스 공장 증설 투자는 터키 공장의 경우 올 7월까지 연산 1만5000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총 4만톤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브라질 공장의 경우 올 연말까지 연산 1만톤 규모의 증설을 통해 기존보다 2배 많은 연산 2만2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효성 관계자는 “터키와 브라질의 스판덱스 공장은 유럽과 북·남미 지역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생산거점으로 최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류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자 스판덱스의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증설이 완료되면 각각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패션시장과 글로벌 섬유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의 경우 수소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올 2월 린데그룹과 조인트벤처(JV)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 효성중공업이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 등을 포함하는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2023년까지는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여 평)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다. 이와 함께 액화수소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 곳에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인프라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정부세종청사·국회·고속도로 휴게소 4곳(안성·백양사·성주·언양 등) 등 전국 18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7곳에서 한 곳 더 늘었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2019년 12월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약 500억원에 인수, 첫 현지 생산 기지를 확보한 바 있다. 세계 최대규모인 미국 전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미국 전력시장은 미국의 전력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커지고 있는데다가 전력 인프라의 노후화로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증가 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첫 걸음으로 지난해 2월 1차 증설을 완료해 연산 4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2022년 7월까지 2차 증설을 통해 우선적으로 연산 6500톤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효성첨단소재가 2011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강도 중탄성 소재로 최근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차의 연료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에 사용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올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은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를 연산 1200톤에서 370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VOC(Voice of Customer)를 기반으로 한 고객가치경영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브랜드 가치 제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책임경영 실천 △IT 기술 기반 데이터(DATA) 중심경영 실천 △지속가능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ESG경영 등 5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 육성으로 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은 “변화의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며 “또한 혁신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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