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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잡페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업(業)에 대한 철저한 고민해야”

[2021 잡페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업(業)에 대한 철저한 고민해야”

기사승인 2021. 06.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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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플랫폼 구축위한 인력수요 커져
인재 확보 다양한 채용 채널 고심
본사 영업.리테일 등 보강도 고려
3단계 직무교육 바탕 증권맨 거듭
비대면 시대 워라밸 문화도 앞장
왜 한투여야하는지도 고민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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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 ‘2021 금융·증권 잡 페스티벌’ 최고경영자(CEO) 대담 코너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제공=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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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왜 한국투자증권이어야만 하는지를 고민하고 왔으면 합니다. 흔히 얘기하는 스펙보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더 중요합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진행된 ‘2021 금융·증권 잡 페스티벌’ 최고경영자(CEO) 대담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정 사장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에 이어 두 번째로 대담석에 앉아 증권 분야의 취업 노하우를 전했다.

정 사장은 취준생들에게 무엇보다 ‘업(業)’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의 신뢰”라며 “고객의 상황을 잘 파악해서 컨설팅을 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증권사에 온다고 해서 증권과 관련된 것만 알아야 한다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코딩’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취준생이라고 하면 코딩을 배워보고 싶다”며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코딩 능력이 향후 꼭 필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코딩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입사 후 교육을 통해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면접 과정에서 주목하는 부분으로 ‘고난을 이겨낸 과정’이라고 꼽았다. 본인이 겪었던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 사장은 실제로 기억에 남는 면접 사례로 사회 경험이 많았던 응시생을 언급했다.

정 사장은 “학비를 벌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본인이 왜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데 신입사원이 아니라 경력직원을 뽑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며 “진정성과 열정이 느껴진 친구에게 (평가점수) A를 줬는데, 다른 면접관들도 다들 A를 줬더라”고 말했다. 특히 “자격증, 학점 이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전에 어떤 경험을 했었고,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 열정이 있는 것이 보이니 안 뽑을 수가 없더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황이 좋지 않을 때도 꾸준히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채용 규모도 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많은 취준생들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관심도 크다. 채용 과정부터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공개채용과 수시채용, 상시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인력수요가 있을 때 모집하는 수시채용과 달리 1년 365일 채용이 가능한 상시채용 제도를 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디지털 플랫폼 구축은 한국투자증권 뿐 아니라 금융업계의 공통적인 관심사로, 인력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재를 찾기 위해서는 현재 트렌드에 맞는 채용채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채용교육부 직원들이 각 대학의 동아리와 랩실, 전문학원 등을 찾아가서 소그룹 채용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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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 ‘2021 금융·증권 잡 페스티벌’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오른쪽)과 이규성 아시아투데이 부국장이 대담하고 있다./사진=김지수 기자(jisu.kim@)
채용 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261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올해는 약 35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분기에 82명을 새로 뽑았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모든 분야에서 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저희 조직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이밤(IB·AM)’ 모델을 언급하며 본사영업과 리테일 등 모든 부서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꾸준히 신규 채용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정 사장은 “IB, 법인영업, 파생상품 자산운용 등 다양한 본사영업 부문이 있지만 리테일과 관련이 안 되는 게 없다”며 “IB에서 삼풍을 소싱하면, 지점에서는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제대로 된 시너지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본사영업, 지점영업, 자산관리와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등 관리조직도 많이 보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채용 인원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능력이 뛰어난 응시생이 많을 경우에는 채용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정 사장은 “인턴을 거친 후 진행하는 최종 면접에서 일반적으로 3분의 2만 합격하는데, 지난해에는 전원 다 합격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철학 덕분에 가능하다. 면접 전형에서 CEO가 직접 참여하는 것 역시 채용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하게 되면 강도 높은 교육을 받게 된다. 부서 배치 전 입문과정, 배치 후 멘토링 과정, 이후 팔로우업(Follow-up) 과정 등 세 가지 단계다. 정 사장은 “동기들과 인문과정을 받은 이후 부서에 배치되면 1대 1 멘토링 과정을 4개월가량 진행한다”며 “입사 후 1년차, 2년차에 진행되는 팔로우업 과정을 통해 직무 만족도 등을 점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교육을 좀 안 했으면 할 정도로 교육을 많이 시키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증권사는 최고의 사람들이 모여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최고의 보상을 받는 구조”라며 “일이 많다는 건 최고의 성과를 내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을 많이 하는 만큼 보상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신입사원들 연봉은 보너스를 제외하고 5000만원 중후반이 되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투자증권이 많이 준다기보다는 그 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인재들이 온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워라밸’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정 사장은 “과거에는 대면 영업밖에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방법이 많아졌다”며 “저희 때처럼 영업을 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 않고, 한다고 해도 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CEO까지 올라설 수 있던 비결로 ‘완숙론’을 제시했다. 미숙했던 시절을 거쳐 익숙, 능숙, 성숙, 완숙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를 완벽하게 알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반추해보면 제 직장생활 초기에는 미숙했다”며 “입사 초반만 하더라도 동기들보다도 대리를 늦게 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리를 달고부터 업무에 익숙해졌고, 능숙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거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고민했던 것 같다”며 “능숙의 단계를 넘어 일과 조직 관리, 고객들과의 관계에 성숙해지는 단계가 남들보다 조금더 빨리 시작됐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완숙해지면서 임원 생활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저희는 신입사원을 뽑는 것이지 경력사원을 뽑는 것이 아니다”며 “증권업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지식이 깊은 사람보다도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강한 사람을 뽑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증권업을 잘 이겨낼 자신이 있는 지원자 분들, 지원해달라”며 “저희는 달콤한 성과급으로 보상하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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