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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의 무한도전] ②‘1+1=2+α’ 관건…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화학적 통합 이룰까

[조용병의 무한도전] ②‘1+1=2+α’ 관건…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화학적 통합 이룰까

기사승인 2021. 0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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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서로 다른 직급·임금 체계 통합작업 관건
12+12 탕평인사 '글쎄'…전문가들 "인적 관리가 시너지 승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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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신한생명)와 오렌지(오렌지라이프)가 만나면 새로운 퍼플(신한라이프)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재 보험업계의 최대의 관심사다. 오는 7월1일 출범하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1+1=2’ 이상의 플러스 알파(+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신한라이프’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회심작으로 꼽힌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 은행들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으로 벌 수 있는 이익의 한계에 부딪히며 비은행 부문이 리딩뱅크 전쟁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란 ‘신의 한수’로 영원한 금융라이벌 KB를 제치고 리딩뱅크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미 자산규모 36조8000억원의 생보업계 6위 신한생명과 34조8000억원으로 8위인 오렌지라이프가 만나 단숨에 약 72조의 빅4 생보사로 뛰어오르며 조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의 단순 합산 규모만으로는 부족하다. 각사의 특징을 살려 ‘2’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초대 대표에 오른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특히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비은행 계열사 육성을 핵심전략으로 앞세우고 있어 성 사장은 신한라이프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은행계 특유의 보수적 기업문화가 팽배한 신한이 자칫 오렌지라이프의 영업력을 훼손시켜 오히려 시너지를 반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에 앞서 양사를 오가며 물리적 통합작업을 어느 정도 완성한 성 사장이 조직문화와 업무체계, 직원 운영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어떻게 화학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지가 신한라이프의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7월 출범하는 신한라이프의 성공의 열쇠는 금융계 보험사 신한생명과 외국계 보험사 오렌지라이프의 서로 다른 인적 자원을 원활하게 통합하는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 1분기 양사의 순이익은 신한생명 728억원, 오렌지라이프 1077억원으로 KB금융의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1120억원)을 제치며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공식 출범일이 다가오면서 합병에 있어 중요한 인적 관리 문제가 불거지며 ‘합병 진통’을 앓고 있다. 성 사장 역시 이 부분을 우려해 최근 임원 인사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인사를 공평하게 12명씩 등용한 ‘탕평인사’를 펼쳤다. 인수회사나 피인수회사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공을 들였다.

문제는 양사의 직급과 임금을 조율하는데 적지 않은 숙제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신한생명에는 오렌지라이프에는 없는 차장과 부장 사이에 ‘부부장’이란 직급이 존재한다. 또한 임금에서도 격차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생명의 1인 직원 평균 연봉은 8500만원이나 오렌지라이프는 1억200만원이다. 1700만원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양사의 좋은 점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합병에는 합의했지만 당장 출범하는 7월1일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면서 “아직은 통합하는 과정인 만큼 노사와 계속적으로 대화하며 조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실적으로 보통의 M&A를 보면 피인수회사의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고 시간이 흐를수록 인수회사가 모든 요직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M&A의 핵심은 인수 후의 과정, 특히 인적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들의 빅뱅이 많았는데, 임금체계를 낮은 쪽에 맞추다보니 우수인재들이 결국 회사를 떠나며 시너지 효과를 낳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M&A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만큼 더 나은 체계에 맞춰 인적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을 기반으로 한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TM)에 중점을 둔 신한생명과 설계사(FC) 중심의 대면영업에 강점을 가진 오렌지라이프의 서로 다른 영업방식에서 오는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것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계속해서 주인이 바뀌면서 외형적 규모를 키우기 위해 FC에게 시책(수당 외의 추가적인 시상)을 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관리의 신한’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은행계 보험사인 신한생명이 이 부분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가 합병의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서로의 영업전략 특성을 이해하고 적응해나가는 것이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조용병 회장의 신임을 받은 성 사장은 올해부터 두 회사 임직원이 공동을 참여하는 워크숍과 전략회의, 금융소비자보호선포식과 봉사활동 등을 추진하며 소통 강화를 통해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1일 통합법인 출범 후 성 사장은 성장세 지속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인적 자원 누수를 막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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