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CEO·근로자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 지연… 고객확보 경쟁력 잃어
"심사와 별개로 시스템 구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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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은 지난 4월 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하면서 7월에는 본허가 심사까지 통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비허가 절차가 길어지면서 본허가는 신청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윤 행장이 구상했던 마이데이터 기반의 맞춤 디지털금융 서비스도 보류됐다. 기업은행이 마이데이터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선 적게는 1달에서 많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본허가를 취득한 다른 시중은행들과의 시장 선점 경쟁에서도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인 ‘집토끼’까지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기업은행은 심사와 별개로 시스템 구축을 병행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심사를 진행하는 금융감독원이 보완사항을 요청하면서 심사 절차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2차 마이데이터 심사 신청을 지난 4월 말부터 접수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모든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오픈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시기인 ‘8월 4일’부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데이터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은행들은 7월 말까지는 본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심사 기간은 예비허가에 2개월, 본허가에 1개월이 소요된다. 모든 절차를 한 번에 통과해야만 3개월 만에 본허가를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기업은행도 예비허가를 마치는 즉시 본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는 윤종원 행장의 디지털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윤 행장은 올해 초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을 직접 맡으면서 디지털 경쟁력 강화 의지를 드러내왔다.
그는 기업과 개인에 모두 중점을 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 중 개인금융은 마이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생활금융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의 특수성을 가진 만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근로자를 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는 세무, 노무, 상속 등 관리해주는 ‘IBK CEO 금융비서’ 서비스를,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정부지원금을 분석해주는 ‘나의 지원금 찾기’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이외에도 근로자 맞춤형 소액투자·커리어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허가 지연으로 윤 행장의 디지털금융 전략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됐다. 기업은행이 준비했던 초개인화 서비스도 마이데이터 본허가까지 취득한 뒤에나 빛을 볼 수 있다. 서둘러도 다른 은행보다 한두 달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이 최대한 빨리 예비허가를 취득하더라도 다음 달 말부터 본허가 심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허가 심사도 지연된다면,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수개월 이상 지연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윤 행장이 구상하던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전략도 속도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다른 은행에 밀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는 데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설명자료·추가 심사자료를 제출하고 평가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등 심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금감원의 심사 일정에 따라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업허가와 별개로 시스템구축, 내규·약관 마련 등 다른 사항들을 병행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