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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어떻게 필까…고려대 안지훈 교수팀 “개화조절 기작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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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욱 기자

승인 : 2021. 09. 28. 20:16

꽃 피우는 호르몬 '플로리겐', 온도 변화 따른 움직임 규명
저온상태서 PG 인지질과 결합…온도 상승하면 체요소 이동해 개화
지난 3일 학술지 사이언스 게재…"기후변화 악영향 통찰 기회 얻을 것"
고려대_안지훈_개화연구
꽃의 개화조절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안지훈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제공=고려대
마치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속 장면처럼 계절과는 상관없이 꽃이 피는 시기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국내 한 대학 연구진이 꽃의 개화조절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 받고 있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는 안지훈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개화유도 호르몬인 ‘플로리겐(Florigen)’이 온도 변화에 따라 세포 내에서 어떤 행동을 보이고 이동하는지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대는 “대기온도 반응성 개화조절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3일 게재됐다.

안 교수팀은 기온 변화에 따라 플로리겐이 움직이며 이를 통해 개화를 유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플로리겐인 FT 단백질은 저온상태에서는 인지질 중 하나인 ‘포스파티 딜글리셀로(PG)’과 결합해 붙들려 있다. 하지만 온도가 상승하면 결합 상태를 풀고 자유롭게 되고, 동반세포에서 체요소로 이동해 개화를 한다.

안 교수팀은 이 과정에서 FT 단백질이 여러 인지질 가운데 음성 전하를 갖는 PG와 잘 결합하는 특성을 지녔다는 점을 처음 발견했다. 또 세포 내 PG 함량이 높은 세포내소기관의 지질 이중막에 FT 단백질이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안 교수팀은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온도 변화에 상관없이 빨리 꽃이 피는 두 가지 경우를 특정했다. 이는 PG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기능을 억제하거나, FT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세포인 동반세포(companion cell)에 존재하는 세포내소기관 중 PG 함량이 높은 엽록체를 인위적으로 제거했을 때다.

안 교수는 “개화유도 호르몬 분자가 온도 변화에 따라 세포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밝혀냈다”면서 “고등식물이 온도 변화에 대응하는 기작을 연구하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가 작물 생산성과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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