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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뭉쳐야 산다”…신한·국민·롯데·하나·BC, 오픈페이 참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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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2. 01. 06. 18:00

삼성·현대·농협카드는 추후 결정
모바일협의체서 빠진 우리카드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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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강적을 만났기 때문일까. 치열하게 경쟁하던 카드사들이 한 살림을 차리기로 했다. ‘공공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뭉친 것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여신금융협회가 주도하는 ‘오픈페이’ 사업에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가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표준안 규격 개발에 참여했던 삼성·현대·농협카드는 일단 추이를 지켜본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대형사가 시장점유율을 무기로 중소형사 고객까지 빼올 수 있다는 당초의 우려를 깨고 중소형 카드사도 동참했다. 전업 카드사 중 우리카드는 모바일협의체에 참여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데는 본업인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빅테크에 넘겨줄 수 있다는 카드사들의 절박한 위기감 때문이다. 점점 커지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을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업체가 강력하게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들끼리 ‘도토리 키재기’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앞서 여신협회는 지난해 11월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에 참여한 8개의 전업카드사와 농협카드 중 도입에 찬성한 5개사는 모바일실무협의체 전문분과를 개설해 각사의 앱에 적용될 수 있는지 기술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적용이 완료되면 올 상반기 내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오픈페이는 카드사들이 자사 앱에서 타 카드사의 카드도 등록해 이용할 수 있도록 상호 시스템을 개방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 결제앱 ‘신한플레이’에 기존에는 신한카드만 등록이 가능했지만 이제 국민·롯데·하나·BC카드 모두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범용성과 개방성을 높여 빅테크의 페이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일단 시도를 한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빅테크의 공습에 그저 손 놓고 있기 보다는 나름의 대응책을 세워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0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2016년 640억원에서 2020년 4490억원으로 5년 동안 7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30%로 쪼그라든 반면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은 27%에서 46%로 커졌다.

물론 5개의 카드사들이 뭉쳐 결제 시스템만 개방한다고 해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도 크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을 앞세워 포인트 적립을 무기로, 카카오페이는 3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단숨에 회원 확보에 성공했다. 단순히 결제카드의 다양성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양한 사업자와의 적극적인 제휴와 카드사만의 독자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오픈페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미끼’를 만들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처럼 하루아침에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어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신규 고객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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