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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중 현금 늘린 호텔롯데…신동빈이 택한 안세진, 상장 초석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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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2. 04. 04. 17:30

호텔롯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작년 8376억, 2년새 2274억↑
코로나로 당기순이익 등 손실 지속
이른 시일 내 상장은 쉽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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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가 팬데믹 기간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늘리면서 언제든지 상장(IPO) 작업을 재개할 초석을 다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지난 2015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발생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놓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솔루션이다. 호텔롯데 기업공개 시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어 그동안 롯데를 줄곧 따라다녔던 ‘일본기업’의 인상을 희석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5년 1000억원을 들여 계열사 지분매입을 하는 등 그룹 순환출자 해소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후 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2017년 사드 관련 위기, 2020년에는 다시 코로나19 악재를 맞으며 상장 작업 재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재개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꾸준히 현금 자산을 확보하면서 투자 여건 및 재무 안정성을 다지는 모습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관련 준비에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사실상 상장 임무를 맡은 인물로 신 회장의 쇄신 및 혁신 의중이 담긴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동시에 이갑 면세점 부문 대표가 연임하면서 해당 사업은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상장 드라이브의 시너지를 내야한다.

4일 호텔롯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9년 약 6102억원이었으며, 2020년에는 7922억원, 지난해에는 837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매출은 2019년 7조4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정도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20년 4976억원에서 지난해 2611억원으로 줄여 회복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일부 회복했으나 손실이 지속됐고, 매출 규모도 팬데믹 전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수준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계속 축척했던 셈이다. 또한 시장성 및 비시장성주식 약 1조1053억원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호텔롯데 측의 강조 사항이다.

2020~2021년 호텔롯데는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현금 등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산 축적에 집중했다. 6년째 정체된 기업공개를 언제라도 재개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셈이다.

다만 이른 시일 내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 신규상장 요건에서 ‘경영 성과 요건’ 중 매출액 및 수익성 부문에는 영업이익과 관련한 사항이 있다.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 사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각각 실현’과 ‘최근 이익액 50억원 이상’ 부문 등이 호텔롯데로서는 걸린다. 현재 호텔롯데는 당기순이익도 손실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미룰 수도 없는 실정이다. 롯데그룹은 국내에 일본 관련 이슈만 터지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호텔롯데 상장이 일본 기업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는 열쇠인 동시에 과거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은)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만큼 실현해야 하는 사안이다. 또한 면세점, 호텔 등의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때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도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부·면세사업부·월드사업부·리조트사업부 등 4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됐다. 매출액 비중으로 보면 면세사업부가 약 81%로 압도적이다.

면세점의 실적 회복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여행 산업 회복이 호텔롯데로서는 중요하다. 현재는 중국인 보부상 매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면세점 뿐 아니라 호텔사업도 같이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지분 8.86%를 보유한 롯데쇼핑의 주가도 회복해야 주식시장에서 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호텔롯데 측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지분을 롯데물산에 약 55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산 유동화 과정이 있었다”라면서 “IPO는 현재까지 미정이며, 면세점 비중이 제일 높다보니 업황 회복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황 개선됐을 때 세부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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