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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영역’ 스테이블 코인…“보완없인 ‘루나사태’ 반복될 것”

‘믿음의 영역’ 스테이블 코인…“보완없인 ‘루나사태’ 반복될 것”

기사승인 2022. 05. 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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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업계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은 한마디로 '믿음의 영역'이자 '성배"
"권 대표 사기로 보기 어려워"
"투자자 보호 위한 규제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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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루나 차트가 띄워져 있다./제공=연합뉴스
‘루나-테라(UST) 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의 전형적인 특징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에 계속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스테이블(안정)이 깨질지는 모르지만 ‘무담보’·‘고수익’은 보장된다는 ‘믿음의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투자자들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9일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분석과 철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루나-테라 사태’ 영향으로 테더(USDT)와 같은 자산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도 흔들렸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구조상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 코인의 구매 여부와 이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들의 책임이다. 아울러 업계는 커뮤니티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이른바 ‘코인 실험’은 계속 장려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생성된 코인을 소유하고,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코인을 지지하면서 ‘믿음의 영역’을 키운다. 그러면서 해당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현실적으로 ‘루나-테라’를 사기성으로 보는 인식은 적은 편이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테라는 가격이 내려갔을 때 루나를 유통해 코인의 수요와 공급을 맞춘다”면서 “또 다른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CEO)가 비트코인을 따로 사서 ‘테라-루나’를 보존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제는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하는데, 권 대표가 이를 등한시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결국 테라의 기초 자산인 루나가 부실했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블록체인 전문가도 “그렇다면 왜 권 대표가 루나를 사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8억 달러(약 1조200억원) 정도를 썼겠냐”고 반문했다. 이후의 대응 방법이 문제였지 사기로 보여질 근거는 없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테더 등 자산담보형과 테라와 같은 알고리즘형으로 나뉜다. 알고리즘형은 담보 없이도 루나 등 다른 자원으로 수요와 공급이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테라는 자체 앵커프로토콜을 통해 해당 코인을 가지고만 있어도 연 이율 20%의 고수익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비트코인 등 비(非)스테이블 코인은 20% 이상 등락폭이 심하지만, 테라는 1UST=1달러라는 확실한 공식이 정해져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해외에서도 ‘루나-테라 사태’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존 우 아즈텍 네트워크(이더리움 기반 프라이버시 기술 제공 기업)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담보 지원 없이 믿음으로 투자하는 코인”이라고 정의했다. 존 우 대표는 “알고리즘형 코인은 한마디로 ‘성배’와 같다”며 “항상 그 비전을 좇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고수익 보장의 코인이 항상 존재해왔다”며 “코인 구조상 규제 당국이 이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테라-루나 사태 영향으로 테더가 흔들린 것처럼, 이는 계속 반복될 수 있는 주제”라고 짚었다. 최 에반젤리스트도 “금융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투자자 보호가 완전히 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사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기존의 금융상품과 똑같이 접근하면 블록체인 기술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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