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변수·인플레 부담에 트럼프 정책 추진력 시험대
지정학 불안 속 금값 강세…세계 질서, 급변 대신 재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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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정책의 후퇴,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의 진정, 완화적 통화정책의 지속, 지정학적 긴장 속 금값 강세 등은 세계가 급격한 전환이 아닌 '속도 조절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FT는 진단했다.
◇ '현실'에 부딪힐 트럼프의 관세 장벽과 의회 장악력
FT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공약인 관세 정책이 내년에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 초기 전방위적 고율 관세는 물가 상승, 무역 상대국의 보복, 주가 하락이라는 복합적인 현실적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FT는 소비자 물가가 정책 지속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지형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FT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원 장악은 곧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드라이브 차단과 행정부에 대한 조사 및 감독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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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성장을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며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전망이다.
고금리 시기를 버티지 못한 기업들의 디폴트 증가는 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다만 이러한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 기술 시장의 명암, AI 거품 조정과 로봇의 등장
기술 분야에서는 AI 열풍에 대한 경고음이 울렸다. FT는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이미 정점을 지났으며, 2026년에는 조정 국면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벤처 캐피털과 사모펀드 부문에서 의미 있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반면, 휴머노이드 가정용 로봇의 등장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다만 FT는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기능 탓에 초기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명암이 엇갈린다. 테슬라는 미국 내 전기차 세액 공제 만료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이 자동차보다 AI와 로보택시에 쏠려 있다는 점도 점유율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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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금값을 온스당 50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일부 시나리오에서 제기됐다고 FT 는 전했다. 달러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의구심 역시 금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정세와 관련해 FT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에서도 급격한 타협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할 가능성은 정치·군사적으로 지나치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국교 정상화 역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FT는 이 밖에도 △ 중국 위안화의 가치 정체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총리직 유지 및 권력 공고화 △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률이 아시아를 앞지를 가능성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4선 성공 가능성 등을 2026년의 주요 흐름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