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대책 모색
SK, 확대회의서 경영시스템 개선 주문
현대차는 내달 해외법인장회의 앞둬
LG, 지난달부터 상반기 전략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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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기업들의 위기의식은 환율, 금리 상승이 더해지며 고조됐다. 여기에 주가 급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기업들은 안팎의 위기 돌파에 골몰하고 있다.
재계 맏형인 삼성은 최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6년 만에 사장단 회의를 긴급소집하며 비상경영 시작을 알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력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드는 등 성장 동력이 줄자 예정에 없던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모색했다.
삼성에서 시작된 위기경영 돌입은 국내 주요 그룹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SK, LG 등은 비슷한 시기 경영전략회의 열었거나 현재 진행 중이고, 현대차, 롯데, 포스코 등도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위기관리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간 화상으로 열렸던 회의가 대면 회의로 전환되고, 일부 그룹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업 총수가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올해 경영전략회의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밀도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20일 사장단회의→21~29일 경영전략회의 ‘위기대응 러시’
22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사장)은 전날인 2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애플에 크게 밀리며 고전하는 상황에 글로벌 수요 위축까지 겹치자 노 사장이 정면 돌파 전략을 경영진 240여명에게 설파한 것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는 지난 18일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시한 세계 시장의 혼돈, 20일 8시간 넘게 진행된 삼성 사장단 회의에 곧바로 이어진 회의로 분위기가 무거운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전략협의회는 해마다 상·하반기에 두 차례 진행됐지만,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한 차례만 열렸다. 삼성전자가 올해 4년 만에 상반기 회의를 연 것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전 사업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23일까지, DS(반도체) 부문은 27일부터 29일까지 회의를 진행한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공급망관리(SCM) 혁신, 고부가가치 메모리 등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 강화, 파운드리 글로벌 신규 수주 확대 방안, 중장기 기술 개발 로드맵, 국내외 투자 계획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 회장, 확대경영회의 주재…“파이낸셜 스토리 개선해야”
SK그룹은 지난 17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관계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파이낸셜 스토리와 경영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롯데·포스코 내달 전략 회의…LG, 한달간 ‘전략보고회’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달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 위축 타계책을 논의하고 시장 전략을 재점검한다. 특히 이번 회의는 3년 만에 열리는 대면 회의로 정의선 회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2년간 화상회의에 참석했던 글로벌 권역 본부장들은 올해는 모두 입국해 회의 참석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지난달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중이다. 구광모 LG 회장은 한달여간 회의를 주재하며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계열사 또는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한다.
구 회장이 전략보고회를 주재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만큼 주요 계열사의 사업 전략에 대한 재정비와 미래 역량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구 회장은 23일 별도의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LG가 최근 몰입하고 이는 ‘고객 가치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LG 관계자는 “올해 전략보고회에서는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한 분석,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 중장기 전략방향과 실행력 제고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롯데그룹은 하반기 경영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신동빈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VCM(옛 사장단회의)를 내달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부문별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고, 포스코그룹도 내달 최정우 회장 주재로 정례 회의를 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그룹들의 릴레이 경영전략회의는 그만큼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이라며 “그러한 경제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그룹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위기관리에 나선 만큼, 새 정부는 규제를 풀고 세금을 줄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신속히 이행하며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