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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배우 이름값보다 무서운 입소문의 힘

[기자의눈] 배우 이름값보다 무서운 입소문의 힘

기사승인 2022. 08.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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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의 영화문화였다. 해외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영화들 역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입소문이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형국이다.

올 여름 극장가는 오랜만에 활기를 띄었다. '외계+인'을 시작으로 '헤어질 결심' '한산: 용의 출현' '헌트' 등 텐트폴 영화(영화사 이익의 핵심이 되는 상업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했다.

희비가 갈렸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김우빈, 김태리, 류준열 등 스타들의 대거 출연, 독특한 SF 액션 판타지 장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럽고 산만하다는 평가로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다.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비상선언' 역시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임시완, 김남길 등 화려한 라인업을 갖춘데다 지난해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이었음에도 진부한 신파와 후반부의 약해지는 긴장감 탓에 입소문을 타지 못했다.

반면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과 '헌트'는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한산'은 658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도 이정재와 정우성의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가 호평을 받고 있다. '청담부부'라는 애칭이 생겨날 정도로 연예계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은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홍보 차 만난 팬들에게도 특별한 팬서비스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옮기게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박해일이 출연한 '한산: 용의 출현'의 흥행으로 재 관람이 이어지고 있고, 박 감독이 영화 속에 담긴 수많은 상징을 두고 관람객끼리 각자 해석을 내놓으며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위해 재 관람 열풍이 이어져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가 등장하고, 극장 관람료가 높아지면서 관객들은 스타성과 영화제 수상보다는 '입소문'을 통해 극장가를 찾는 똑똑한 소비를 선택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의 뛰어난 작품성이 곧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영화의 흥행과 직결되는 셈이다. 스타를 앞세운 홍보 보다는 '진정성'이 담긴 작품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여름 대전이 끝난 후에도 대작들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중 다음 입소문의 주인공은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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