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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가들이 체득한 ‘금리 인상’ 불안

[칼럼] 기업가들이 체득한 ‘금리 인상’ 불안

기사승인 2023. 01. 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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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한 경제신문의 주요기업 86곳의 2023년 새해 경영에 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기업가들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비관론에 따라 설문 대상기업 10곳 중 9곳이 세계경제성장률이 1~2%대에 그칠 것이라고 봤고 세계로 수출하는 한국경제의 구조상 한국의 수출도 저조해져서 한국의 성장률도 0~1%대가 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 및 환율 불안'도 컸다. 응답 기업의 52.4%가 올해 기업경영에 가장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이 불안을 꼽을 정도였다. 물가를 잡기 위한 미 연준(Fed)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에 한국은행도 지난해에만 기준금리를 7차례에 걸쳐 연 1.25%에서 3.25%로 올렸다.

이처럼 기업가들의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은 체득한 것이어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준금리가 매우 낮았을 때 수익을 내던 투자도 기준금리가 크게 올랐을 때는 수익은커녕 오히려 손실을 발생시키는 '실패한 투자'가 된다. 그래서 기업의 투자가 매우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또 한편으로는 손실을 회피하려는 합리적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의 위축은 고용의 위축을 부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용 증대를 위해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투자를 하게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그렇게 '실패한 투자'를 조장하는 게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당장은 고용이 늘어날지 모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청산할 사업이 되어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재원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준에서 금리가 안정될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준금리가 거의 0%에 가까우면 소비하지 않고 투자에 쓸 저축된 가용자원이 실제보다 더 많은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그렇게 이루어진 투자들의 상당수는 실패가 예정돼 있고 정리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막겠다고 마구 올려놓은 기준금리는 이런 균형 수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은행으로 저축이 너무 많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이 금리 수준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알기 어렵고 또 한은이 Fed와 다른 방향의 금리 행보를 보이기도 어렵다. 그러나 한은이 시장참여자들의 시간선호(time preference)를 반영하는 금리 수준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그 수준 근방에서 금리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금리 안정을 경험한 기업가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을 털어내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물론 환율불안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 투자와 고용 위축 문제를 돌파할 방안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제시했다. 이웃 국가들이 모두 어려워지면 수출이 잘되기는 어렵고, 예년보다 크게 줄지 않는다면 다행이다. 아무튼 윤 대통령은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360조원)로 확대하고 '해외수주 500억불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원전이나 방위산업과 같은 것들은 거래가 가능하더라도, 군사와 외교의 문제가 개입되지 않을 수 없는 분야다. 그래서 특히 가치 동맹국들 간의 블록이 형성되고 있는 현재의 국제질서 아래에서는 정부가 나서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인프라 건설과 같은 분야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민간주도'가 퇴색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앞에서 언급한 올해 경영 설문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대한 의지에 기업들 대부분이 높은 기대감을 표시하고 정부의 제1과제로 규제개혁을 꼽았다. 노동개혁이 밑천이 되어 나중에 경제성장에 보탬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왜 윤석열 정부가 열심히 성과를 내야 하는지 잘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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