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소비자는 편리한데, 카드사들은 불편한 애플페이

[기자의눈]소비자는 편리한데, 카드사들은 불편한 애플페이

기사승인 2023. 03. 22. 15:3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22062901010021551_p1
윤서영 금융증권부 기자
애플페이 출시 첫 날, 100만건이 넘는 카드 등록이 이뤄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애플팀이 역대 최고 기록(highest record ever)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세계 70여개 국가에 출시된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가장 짧은 시간내, 가장 많은 등록수 기록을 세웠다는 얘기다.

그간 카드업계서 애플페이를 두고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대조적인 숫자다. 애플에 내야하는 수수료와 NFC(근거리무선통신)단말기를 직접 깔아야하는 비용 탓에 선뜻 나서지 않았던 카드사들은 이번 애플페이의 흥행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현대카드 단독 출시인만큼 NFC단말기 비용을 함께 지불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속내다. 카드사들은 애플페이를 이끈 현대카드를 두고 '무리한 도전'이라고 본다.

일리는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그동안 내지 않던 비용이 발생하게 됐으니 이익을 따져본다면 애플과의 협업을 서두르지 않는게 맞다. 현대카드가 NFC단말기 사용처를 확대해 비용을 부담하게 한 후,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출시한다면 비용 절감은 할 수 있다. 삼성페이에는 내지 않던 결제 수수료를 애플페이에 내야하니, 수수료 절감 차원에서 본다면 서두르지 않겠다는 결정이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간과한 부분이 있다. 애플페이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착각이다. 이 착각 뒤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카드업계 순위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애플페이 사용자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가 많을 것이다. 이들은 작년부터 현대카드 체크카드를 발급하며 애플페이 사용을 준비해왔으며 수 초나 되는, 조금의 불편함도 견딜 수 없는 세대다. 결제 시장에서 중요한 건 '경험'이다. 경험은 소비로 이어진다. SNS에 많은 애플페이 사용 후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현대카드의 도전이 무리한 결정이 아님을 느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자사 페이와 오픈페이 등으로 고객몰이를 해왔던 고군분투가 앞으로는 통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위 카드사들의 안일함과는 달리 수년간 지켜왔던 업계 순위가 바뀔 날이 생각보다 가까울 수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