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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권침해·노동력 착취 온상 ‘외국인 기능실습제도’ 30년만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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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3. 04. 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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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PO단체 POSSE 소속 회원들이 지난해 3월 기능실습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POSSE 공식 사이트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노동력 착취의 온상이 되어오며 '노예제도'로까지 불리던 외국인 기능실습제도가 30년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10일 산케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본 정부는 "일본의 선진기술을 교육시키고 국제 공헌을 한다는 명목 하에 운영되던 외국인 기능실습제도를 폐지하고 새 제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기능실습제도는 개발도상국 학생들을 일본 기업에 취업시켜 현장 기술을 가르치고 해당 국가의 기술력 향상에도 공헌한다는 목적으로 1993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 같은 도입 취지와는 달리 제조업 현장의 모자란 인력을 채우는 용도로 악용돼 왔다. 특히 제도 도입 당시 채택된 '이직금지' 원칙에 의해 아무리 고용된 회사로부터 차별이나 폭력 등의 피해를 입어도 직장을 옮기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그간 시민단체들이 이 같은 폐해를 지적하며 "심각한 인권침해의 온상이다. 해당 제도를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혔지만, 일본 정부는 고용주인 경영단체들의 눈치를 보며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크게 바뀌지 않는 임금 수준에 맞춰 외국인들을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금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장에서는 이를 견디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망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일본 출입국 재류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32만4940명의 기능 실습생이 일본에 들어와 있지만, 불합리한 대우와 폭력과 차별 등을 견디지 못하고 직장에서 도망친 외국인 노동자 수는 3년간 7167명에 달한다. 여기에 임금체불과 실습생들에 대한 폭력, 비자문제의 협박 등으로 실습생 고용 허가가 취소된 회사는 같은 기간 190곳이나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인재 육성에 의한 국제 공헌이라는 본래 목적과 인력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악용하고 있는 실태가 모순돼 있는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도 않고 시대착오적인 이직금지 원칙을 고집하는 기업들의 잘못된 행태가 인권침해의 배경과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새로 도입될 제도에는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수 있도록 '특정 기술자'라는 재류자격을 신설하고, 이직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악덕 고용주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관리 부서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CEO는 "세금도 올랐는데 (제도 개선에 따라) 인건비 수준까지 높아지면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진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처우만 개선하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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