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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빌 게이츠 설립·SK 투자 테라파워, ‘4마리 토끼’ 잡는 소형원자로 시대

[르포] 빌 게이츠 설립·SK 투자 테라파워, ‘4마리 토끼’ 잡는 소형원자로 시대

기사승인 2023. 07. 2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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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 연구소, 한국 언론에 최초 공개
소형·경제성·핵폐기물 감소·오염수 미발생, 4마리 토끼 잡아
CEO "2050년, 수백개 나트륨·용염물 소형 원자로로 청정에너지 문제 해결"
용융염화물 특성 테스트 장비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내에 미래 세대 염소염·용융 염화물 고속원자로(MCFR) 개발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용융 염화물 특성 테스트 장비(IET)가 설치돼 있다./테라파워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미국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에버렛연구소는 미국 워싱턴주(州) 시애틀 시내에서 워싱턴호(湖)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린 곳에 있다.

테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는 이차전지·지속 가능한 항공유(SAF) 등 미래 에너지 산업에 '진심'인 SK㈜·SK이노베이션이 모두 2억5000만달러(3300억원)를 투자해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투자자 지위를 갖고 있다.

테라파워 연구소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외부 모습. 연구소 외부에는 작은 간판 외에는 아무런 표시물이 없어 방문자는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이곳을 찾아야 한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빌 게이츠 설립·SK 투자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 연구소, 한국 언론에 최초 공개
소형·경제성·핵폐기물 70% 감소·오염수 미발생, 4마리 토끼 잡아

SMR은 대형 원전의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500MW(메가와트) 이하 소형 원전으로 외부 전원 없이 자연 냉각이 가능하고, 외부에 배관 노출이 없는 일체형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도가 1000배 이상 높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SMR의 일종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나트륨(Natrium)'을 개발하면서 와이오밍주에 2030년까지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정상 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의 원료 중 하나로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55' 생산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테라파워와 SK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나트륨 원전은 소형이면서 경제성도 확보했다. 특히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뿐 아니라 자연 냉각으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태에서와 같은 노심용융(멜트다운) 발생 가능성이 없는 4가지 장점이 있다.

기자들은 안내한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는 SK 등 투자 및 사업 파트너가 있다며 2030년께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료가 가동되면 곧바로 미국 규제 기관의 라이선스(허가)를 얻은 후 한국에서도 나트륨 원자료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르베크 CEO는 "여러 나라의 제약업체가 의약품에 액티늄을 활용하려고 있으며 알파 치료를 목표로 하는 복수의 한국 기업과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동위원소 사업은 한국과 함께 더 빨리 상업화될 수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라파워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CEO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테라파워
◇ 테라파워, 물 대신 '오염수' 없는 액체 나트륨 냉각제 사용 4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
외부 전원 없이 자연 냉각 가능...끓는 점 물 8배 액체 나트륨, 저압 가동으로 발전 출력 업

연구소는 약 6600㎡(2000평) 규모로 △SFR '나트륨(Natrium)' 실험장비 △액티늄 -255 생산실험설비 △염소염·용융 염화물 고속원자로(MCFR) 실험장비 등 3개 구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마샤 버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기술을 개발할 때는 보통 시뮬레이션 영역에서 시작하지만,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서는 실제 물리적 형태로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이곳에서는 물리적 형태로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하면서 증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는 4세대 SMR을 개발하고 있다.

이 SMR은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염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액체 나트륨은 끓는 점이 880도로 물보다 저압 상태에서 가동할 수 있어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액체 나트륨 회전 시연을 한 숀 애크리 선임 테스트 엔지니어는 "금속의 자기장에 반응하는 특성 때문에 외부에서 (직접) 접촉하지 않고 힘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냉각제 흡수 열은 질산나트륨과 질산칼륨 혼합물로 고온에서 액체로 변하는 용융염 저장시설(MSS)로 이동돼 발전에 사용된다. 이처럼 SFR에 MSS를 결합한 것이 테라파워 나트륨 원자로의 특징이다.

Sodium 냉각제 가동 facility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내에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일종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나트륨(Natrium)'의 냉각제 실험 시설이 설치돼 있다./테라파워
◇ 나트륨 원자로, 6각형 핵연료 다발 구조로 소형화...고속 중성자 사용으로 출력 높여 경제성 확보

아울러 나트륨 원자로의 핵연료 다발 구조는 4각형인 경수로형과 달리 6각형 구조로 4각형보다 더 작게 만들 수 있다고 마이클 앤더슨 선임 관리자가 설명했다.

그는 6각형 금속 모형 앞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독특한 점인 일반적 배치 구조"라면서 "육각형 패턴으로 돼 있어 (연료봉을) 다 같이 적합하게 위치하도록 묶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료봉 주위의 와이어는 핵연료가 다발을 통과할 때 나트륨 혼합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나트륨 원자로는 고속 중성자를 사용해 원전 출력을 345MW(최대 출력 500MW)까지 높일 수 있는 고속원자로라는 게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출력이 낮아 경제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소형 원전에 대한 우려를 고속로 방식으로 극복했다고 현장 방문에 동행한 SK그린센터의 유향근 박사가 설명했다.

아울러 나트륨 원전은 연료봉 수명이 기존(2년)의 5배이고, 핵폐기물도 기존 원전보다 70%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유 박사는 밝혔다.

Solar Salt
마이클 앤더슨 미국 테라파워 선임 관리자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에서 액체 상태의 용융염이 식으면서 굳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테라파워
◇ 테라파워, 4세대 나트륨 원자로 2030년 개발 이후 미래형 염소염·용율 염화물 고속원자로(MCFR) 개발
CEO "2050년, 수백개 나트륨·MCFR 건설, 청정에너지 문제 해결"

연구소 내에는 SFR '나트륨'과 함께 미래형 MCFR 개발을 위한 용량 2MW로 세계 최대 규모의 용융물 특성 테스트 장비(IET)가 설치돼 있었다.

르베크 CEO는 '나트륨' 이후 MCFR 개발이 성공하면 2050년경에는 전 세계 나트륨과 MCFR이 각각 수백개 건설돼 청정에너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라파워가 2030년 완공 목표로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나트륨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이곳의 석탄 화력발전소는 2025년 폐쇄되고, 나트륨 원전이 이를 대체해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아울러 테라파워는 3월 워런 버핏이 소유한 전력회사 퍼시피콥 소유의 유타주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에 2033년까지 2기의 SMR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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