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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8주년] ‘저성장 늪’ 빠진 韓경제… “대체불가 기술력만이 살 길”

[창간 18주년] ‘저성장 늪’ 빠진 韓경제… “대체불가 기술력만이 살 길”

기사승인 2023. 11.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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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내년 1.7%까지 추락"
'반도체·대중국 수출 의존' 탈피해야
"규제 장벽 혁파·신산업 육성 핵심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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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 중반대에 머물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에는 저성장 기조가 더욱 뚜렷해 지는 모습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처음으로 3년 연속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이하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반증한다.

이같은 저성장 흐름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평가하는 잠재성장률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올해 처음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7%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올 정도이다.

이에 저성장을 벗어나기 위해선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에 의존한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그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OECD 평균을 3년 연속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듬해인 2021년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5.8%였으나 한국은 4.3%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각각 2.9%, 2.6%로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에 못 미쳤다. 올해도 OECD 평균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1.4%)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10%대 고도 성장을 기록했던 한국 경제가 2000년대 들어서 4%대, 2010년대에는 2%대로 주저앉더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3년 연속(2021~2023년) 선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국가로 전락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이런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해 1.9%, 내년에는 1.7%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낮춰 유의미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같은 저성장의 근본 원인으로는 우선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에 의존한 한국 경제가 구조적 한계가 꼽힌다. 올해 10월 수출이 기저효과 등으로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하긴 했지만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로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가 관련 업황의 악화에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아울러 한층 성장한 중국의 경제여건을 들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과 한중 경제력 격차 축소가 대중국 수출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도 지목했다. 실제로 올해 1∼9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916억 달러 규모로 작년 동기보다 24.3%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작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중이다. 더이상 중국이 한국 경제에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꼴지 수준의 출산율에 따른 인구 감소가 저성장을 구조적으로 부채질하고 있는 부분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4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이후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유지된다면 2040년 우리나라 총인구는 4916만명으로 2020년(5184만명) 정점 대비 268만명(5.17%) 감소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2040년대는 연평균 0.9%, 2060년대는 0.7%가 예상된다. 인구가 더 빨리 줄어든다면 2040년대 0.7%, 2060년대에는 0.1%까지 성장률이 추락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투자나 중국 수출 등에 의존한 과거의 성장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현재 상태라면 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흐름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체불가한 기술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산업 전반에 걸쳐있는 규제 장벽 등을 혁파해 신산업과 고부가가치 기업들이 꾸준히 나타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산정책처도 "육아휴직, 초등돌봄 확대, 사교육비 부담 축소 등 저출산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출입국·외국인력·다문화가족·사회통합 정책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이민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하락에 대응해 인공지능(AI), 우주개발,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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