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리뷰]임윤찬 팬덤으로 가득 찬 객석...‘아리랑’으로 감동 물결

[리뷰]임윤찬 팬덤으로 가득 찬 객석...‘아리랑’으로 감동 물결

기사승인 2023. 11. 29. 10: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서 임윤찬 신드롬 재확인
지휘자 정명훈, 앙코르곡으로 '아리랑' 연주...기립박수 쏟아져
임윤찬1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를 하고 있다./빈체로
그야말로 신들린 연주다.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임윤찬(19)은 순수와 열정을 오가며 피아노와 공명했다. 베토벤이 남긴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유려하며 시적이라는 협주곡 4번을 한없이 맑게, 때로는 신중하게, 어떨 때는 웅장하게 펼쳐냈다.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임윤찬의 협연이 끝나자 2500석을 빼곡하게 채운 관객들의 열띤 환호와 갈채가 이어졌다. 이날 지휘를 맡은 정명훈은 협연이 끝나자 양팔을 벌려 임윤찬을 감싸 안았다.

관객의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자 임윤찬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최근 클래식 명문 레이블 데카와 리코딩 전속 계약을 하고 유튜브에 연주 영상을 올린 것으로 유명한 곡이었다. 연주가 끝나자 1열에 있던 한 여성 관객이 임윤찬에게 장미 한 송이를 건넸다. 장미를 받은 임윤찬은 쑥스러운 듯 바로 뒤에 있던 악장에게 다시 장미를 선물했다.

나성인 음악칼럼니스트가 프로그램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임윤찬은 연주곡과의 '낭만적 합일'을 보여줬다. 나 칼럼니스트는 "임윤찬의 재능 가운데 가장 놀라운 것은 음악에 완전히 몰입하는 집중력"이라며 "첫 음이 울리기가 무섭게 음악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가 작품 내내 그 안에 온전히 머문다. 마치 자기 자신을 작품 속에서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19세기의 어법으로 말하면 작품과의 '낭만적 합일'을 이루는 듯한 연주다"고 했다.


임윤찬2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를 하고 있다./빈체로
이날 예술의전당은 임윤찬 팬덤으로 가득 찼다. 오로지 순수한 팬심으로 '광클'에 성공해 티켓을 구매한 젊은 관객들은 공연장을 뜨거운 열기로 후끈하게 달궜다. 1500부를 인쇄한 프로그램북은 동이 났고, 임윤찬과 정명훈 사진이 걸린 공연 현수막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공연장 밖에 걸린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되는 연주를 감상하는 이들도 꽤 많았다.

이날 임윤찬의 '명품' 연주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뮌헨 필의 최정상급 기량이었다. 1893년 창단돼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뮌헨 필은 독일 정통 사운드의 계승자로 평가받는다. 1900년대 초반 구스타프 말러가 자신의 교향곡 4번과 8번 세계 초연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르주 첼리비다케, 발레리 게르기예프, 로린 마젤 등 수많은 지휘 명장들이 뮌헨 필을 갈고 닦아왔다.


정명훈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지휘자 정명훈이 관객들의 기립박수에 화답하고 있다./빈체로
정명훈의 노련한 지휘 아래 뮌헨 필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깊이 있게 구현해냈다. 연주가 끝나자 정명훈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앙코르 곡으로 '아리랑'을 들려줬다. 뮌헨 필의 장중한 사운드로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선 감동 받은 관객들이 많았고, 이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객석에는 정명훈의 누나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도 눈에 띄었다.

1970년대,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잘 모르던 시절부터 클래식음악으로 국위 선양에 앞장서 온 정명훈과 지난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하며 세계무대에 돌풍을 일으킨 토종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만들어가는 신드롬을 바라보며 K-클래식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