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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에서 들려주는 게임 속 숨겨진 소리의 세계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에서 들려주는 게임 속 숨겨진 소리의 세계

기사승인 2023. 12. 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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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는 넥슨게임즈가 개발하는 게임 및 관련 콘텐츠의 모든 사운드를 담당하는 부서다. 캐릭터의 음성과 효과음, 배경음(앰비언스) 등 다양한 게임 사운드를 맡고 있으며, OST 작업에도 참여한다. 얼마 전 발표된 대장님들의 호평을 받은 명곡 V4 'RISE AVOVE'의 제작도 총괄했다.

개발 스튜디오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담당 게임에 큰 애정을 가지고 유저들에게 더 나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운드 분야에서도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어떻게 하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게임 사운드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에도 매진 중이라고 한다.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는 게임 사운드의 전통을 지키면서 트렌드에 대한 예민한 감각도 놓치지 않는 사운드 개발 부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넥슨게임즈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운드센터 XH팀 이정현 부팀장, ZEUS팀 성재원 매니저, PM팀 김지수 매니저와 게임 사운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사운드 담당자의 고충까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왼쪽부터)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 ZEUS팀 성재원 매니저, XH팀 이정현 부팀장, PM팀 김지수 매니저. /넥슨게임즈

 

- 게임 사운드 관련 직무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는

이정현: 넥슨게임즈 입사 전에는 영상 음악 작곡가로 활동했다. 주로 영화 예고편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는데, 영상 음악을 하다보면 효과음도 조금씩 만지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효과음 분야에 관심이 점점 가기 시작했다.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효과음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게임 사운드 담당자로 일하고 있었다. (웃음)

성재원: 전에는 보컬곡 프리랜서 작곡가로 일했다. '오디오 정글(AudioJungle)'이라는 사이트에 가끔 작곡한 음악을 올려두기도 했는데, 인디 게임 개발자가 그걸 듣고 앰비언스 제작 의뢰를 주었다.

김지수: 게임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 PM이라는 직무에 관심을 가졌었다. PM은 직접 사운드 디자인을 하거나 툴을 만지지는 않지만, 개발 스튜디오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정을 수립하며 작업 초반과 후반 단계를 담당하는 역할이다. PM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내가 팬심을 가진 아티스트나 작업자들과 함께 작업할 기회가 많아 기쁘다.

- 영화, 방송 프로그램, 음악 등 다른 매체와 게임 사운드 작업의 차별점은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 XH팀 이정현 부팀장. /넥슨게임즈
이정현: 경험한 바로는, 영화는 정해진 화면에 맞춰 작업했다. 게임은 유저의 선택이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상황이 많다. 이를 미리 예상하고 사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다르다.

또한, 영상 작업 시 오디오 프로그램 하나로 작업이 가능하지만, 게임 사운드 작업에는 언리얼 엔진 같은 툴도 필요하다. 게임 엔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성재원: 음악 작업은 마지막에 믹스하는 경우가 많지만, 게임 효과음은 제작 과정 중 계속 믹스를 하고, 게임 엔진 안에서도 다시 믹스를 한다. 게임 사운드는 제작 후에도 계속 작업을 반복하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보컬 곡은 가수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어 반주를 만들지만, 게임 사운드는 상황에 따라 우선적으로 들려야 할 소리들이 변하므로, 그 부분에 세심한 포커스가 필요하다.

- 게임 사운드가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주나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 PM팀 김지수. /넥슨게임즈
김지수: 게임 사운드는 유저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배치된 것이 많다. 게임의 모든 요소에 사운드가 들어가 있다. 게임을 켤 때부터 플레이를 끝내고 엔딩 타이틀이 나올 때까지 BGM, 엠비언스, 스킬 효과음, 게임 내 버튼 소리 등이 포함된다.

게임 사운드는 유저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한다. 사운드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며, 플레이어가 현재 상황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정현: 잘 만들어진 게임 사운드는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현장감을 주고, 타격감이나 쾌감을 제공한다. NPC와 상호작용하는 보이스는 친밀감이나 적대감을 느끼게 한다.

성재원: 소리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감각이다. 사운드로 공간의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성공과 실패를 알리는 소리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하며 유저들의 경험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 게임 사운드 작업의 어려움은

이정현: 게임 사운드는 여러 부서의 의견을 듣고 전체 기획을 이해해야 한다. 생각한 대로만 작업할 수 없다. 사운드 부문에서 추가하고 싶어도 개발 파트에서 구현이 어려우면 변경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 ZEUS팀 성재원. /넥슨게임즈
성재원: '갓썸'의 경우, 게임 콘셉트가 다양한 문명과 신화에 기반한 신들의 전쟁이라, 각 문명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소리 하나하나에 기획회의를 통해 작업했다. 각 나라의 전통 악기, 의상, 분위기 등을 연구해 기획하고 만들었다.

김지수: 기획 변경 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개발 과정에서 사운드는 거의 마지막에 들어가므로, 기획 변경 요청이 급할 때가 있다. 급하게 변경 요청이 오면 사운드 센터 담당자에게 연락해 조정하려 노력한다. 때로는 내부 인원이 녹음을 하기도 한다.

- 좋은 게임 사운드란

이정현: 정현: 유저들이 들었을 때 불편함이나 이질감이 없이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할 때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사이에 무언가 걸리는 부분이 없이 편안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또 플레이를 오래 해도 귀가 편안할 수 있도록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성재원: 입사하기 전에는 무조건 아이디어가 돋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넥슨게임즈에 들어와서 처음 들었던 조언이 '눈을 감고 들어도 그 의도를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 바람, 물 같은 기본 원소 소리들이 눈을 감고 들으면 사실 다 비슷하게 들린다. 눈을 감고 들어도 질감의 구분이 되고 의도를 알 수 있게끔 디자인된 소리가 좋은 사운드라고 생각한다.

- 작업 중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V4 필드보스 '크라투스'
이정현: V4 사운드 담당할 때 일인데, V4에 크라투스라는 보스가 있었다. 그것이 제가 입사하고 처음으로 해본 보스 몬스터 작업물이었다.

원래 몬스터의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목소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첫 작업물이라서 욕심이 생겨 '이건 직접 녹음해서 해보자' 하고 제 목소리로 직접 녹음해서 작업했다.

그때 제 목소리를 녹음한 몬스터를 모든 유저들이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보람찼고, 계속 녹음하다가 목이 쉬었다는 기억이 있다.

성재원: 갓썸 엠비언스를 리뉴얼 하면서 그리스 문명 엠비언스를 새로 제작할 때였다. 계속 팀원들과 팀장님과 고민을 했는데 분위기를 끌어올릴 만한 것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때 제가 생각한 것이 하프 소리였다. 하프 소리를 가상 악기로 해서 직접 녹음해서 만들었는데, 분위기가 잘 살아서 매우 기뻤다.

게임 속 문명마다 BGM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음악에 맞게 멜로디를 고르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엠비언스에 들어간 악기 소리다 보니 악기가 주변에서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줘야 했고, 그런 공간감을 살리는 부분에 많이 신경 썼다.


김지수:외주 작업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데, 그중에서도 V4 'RISE ABOVE' 보컬 작업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다. 보컬 작업을 맡은 것이 처음이라 그 과정이 새로웠던 부분이 많았다. 기존 외주 작업과 달리 음악 작곡가 섭외가 필요했고, 그 작업물이 보컬 곡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피드백도 내부에서 많이 논의했다.

MH스튜디오와도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보컬 녹음실도 잡아야 했고, 녹음을 하면서도 크고 작은 돌발 상황들이 있었다. 이런 일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만들었는데, 발표가 되고 나니 매우 뿌듯했고, '우리가 만든 작업이야' 하면서 크레딧에 저희 이름도 들어가 있는 것을 보니 보람차고, 유저들의 반응도 좋아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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