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니크 신네르가 8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최근 불거진 도핑 논란을 딛고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 달러)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올해에만 메이저대회를 두 차례 우승한 신네르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와 함께 차세대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신네르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끝난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3-0(6-3 6-4 7-5)으로 완파했다. 1세트를 비교적 쉽게 따낸 뒤 3세트 들어 강한 저항을 받았지만 2시간 16분 만에 큰 무리 없이 승리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신네르를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정상에 선 뒤 US오픈까지 석권하며 우승 상금 360만 달러(48억2000만원)를 획득했다. 이탈리아 선수로는 사상 첫 US오픈 우승자가 된 신네르는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 이후 47년 만에 첫 메이저대회 우승 두 차례를 한 시즌에 달성한 선수로 등록됐다.
앞서 라이벌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차지한 바 있어 올해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는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나눠가지게 됐다. 약 20년간 세계 테니스계를 주도했던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앤디 머리(영국) 가운데 한 명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다만 신네르에게는 도핑 논란이 따라다닌다. 올해 3월 두 차례나 도핑 양성 반응을 받은 사실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따라서 1월 호주오픈 우승도 약물의 힘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고의로 약물을 쓴 것이 아니라는 신네르의 해명이 받아들여져 별도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지 않아 세계랭킹 1위 특혜 논란도 추가됐다.
2009년 앤디 로딕 이후 미국 선수로는 15년 만에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프리츠는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우승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