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올랐던 임관혁 서울고검장이 퇴임을 앞두고 "검찰 인지수사는 부패와 금융 등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이고 일반 형사사건 처리, 보완 수사, 사법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고검장은 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검찰은 과부하에 걸려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크고 작은 인지수사를 벌이고 있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의 처리와 사법 통제 업무도 쌓여있으며 공판 부담도 점점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공판 모두 전보다 많이 지연되고 있어 사건 당사자들이 힘들어하고 있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도 더 곤란해졌다"며 "검찰인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이 모든 일을 감당해 왔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잘할 수는 없으며 때론 과감히 내려놓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임 고검장은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으며 문제는 실천"이라며 "지혜와 경륜을 겸비한 신임 검찰총장님과 합심해 여러 난관을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임 고검장은 "검찰에서 어느덧 27년 6개월을 보냈다. 이 길이 아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과 보람이 있었고, 인연과 추억이 있었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소회와 함께 나태주 시인의 시 '안부'를 덧붙였다.
한편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분류된 임 고검장은 지난 3일 법무부에 사직 인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퇴임식은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