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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0일 "김지미 배우가 한국시간 7일 오전 4시 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고 공식 밝혔다. 평소 심장 쪽이 좋지 않았던 고인은 저혈압에 따른 쇼크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연합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화장이 이미 진행됐으며 장례 절차는 오는 12일께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영화인장은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족의 뜻과 현지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다.
다만 영화계는 고인의 업적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추모 공간을 마련해 조용히 애도를 표할 계획이다. 한국 영화사의 한 축을 이뤘던 배우라는 점에서 충무로 내부에서도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덕성여고 재학 시절 김기영 감독에게 발탁돼 '황혼열차'(1957)로 데뷔했다. 이후 '토지'(감독 김수용), '길소뜸'(감독 임권택) 등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700여편에 달한다. 스타성과 화제성도 그를 상징하는 요소였다.
가수 나훈아 등과의 결혼과 이혼은 당시 대중문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기도 했다. 2010년 '영화인 명예의 전당' 헌액 시 붙은 '화려한 여배우'라는 수식은 그의 시대적 존재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작자로서도 움직임이 활발했다. 1985년 설립한 '지미필름'을 통해 '티켓' 등 7편을 제작하며 영화 산업 전반에 기여했다. 행정가로는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대위 공동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한국 영화계의 제도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으며, 2016년에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