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는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로 28년째를 맞았다. 리니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게임 속에서 만난 유저 간의 끈끈한 인연이다.
같은 혈맹 안에서 전투를 함께하고 신뢰를 쌓으며 오프라인 인연 못지않은 특별한 관계를 만들었다. 유저들 사이에 형성된 유대관계는 리니지가 오랜 시간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했다.
28년이라는 시간 동안 리니지에서 만들어진 인연이 현실 세계로 이어져 큰 감동을 준 순간도 많았다. 처음 본 사이지만 같은 리니지 유저라는 이유로 보답을 바라지 않은 도움을 준 경우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리니지와 유저들 만든 가슴 따뜻해지는 일화들을 정리했다.
◆ 생명의 검, 숭고한 희생정신이 만든 유일무이 아이템
 | | 0 |
전 서버에 오직 하나뿐인 아이템 생명의 검. /커뮤니티 캡처
|
리니지에는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고귀한 정신을 기념하는 특별한 아이템이 있다. 바로 전 서버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생명의 검'이다.
2001년 8월 31일 인천에서 리니지를 즐기던 한 유저가 사고를 당해 긴급 수혈이 필요했다. 문제는 유저가 전체 헌혈자 중에서 0.4%에 해당하는 희귀 혈액형 RH-O형 보유자였다는 것이다.
이 사연이 퍼지자 리니지 유저들과 엔씨소프트가 합심해 전 서버에 공지를 돌리며 혈액형이 일치하는 유저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조우 서버에서 혈액형이 일치하는 유저가 등장해 수혈을 자원하며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엔씨소프트는 헌혈을 자원했던 유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리니지 1년 무료 이용권과 생명의 검이라는 아이템을 선물했다. 생명의 검은 10/11의 대미지와 공격 성공 +1, 무게 40 등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일본도보다 옵션이 좋고 9강이 보장되는 강력한 무기였다. 특히 전 서버에 단 한 자루만 존재하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생명의 검은 2015년 리뉴얼 업데이트로 최강급 아이템으로 다시 태어나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 난치병 소녀의 웃음 되찾게 한 '치유의 리본'
 | | 0 |
치유의 리본.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
엔씨소프트가 희귀병을 앓고 있는 군주에게 게임 내 한 개만 존재하는 아이템 '치유의 리본'을 선물하며 쾌유를 기원한 사연도 유명하다.
2017년 11월 13일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에 '안면견갑상완형 근디스트로피(이하 FSHD)'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오크 버 '퇴라' 최하진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FSHD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안면근과 견갑근, 상완, 허리 근육 등이 점진적 근력저하 및 위축을 보이는 퇴행성 근육병종으로 10세 이후 발병되고 40세 정도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오크 서버 묵혼 혈맹의 군주 최하진 씨는 투병 중에도 혈맹원들과 함께 사냥하고 소통하며 힘든 투병 생활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유저들에게 감동을 줬다. 사연을 본 유저들은 댓글을 통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 | 0 |
버프 동상으로 응원의 메시지 남긴 GM 메티스. /커뮤니티 캡처
|
GM 메티스도 특별할 때만 생성되는 버프 동상을 만들어 최 씨를 향한 응원을 남겼다. 또한 엔씨소프트 직들은 최씨가 있는 병원에 방문해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리니지에 단 한 개만 존재하는 '치유의 리본'을 선물했다.
'치유의 리본'은 허리띠 슬롯에 착용하며 AC-3, 대미지 감소(리덕션)+5, 물약 회복량+7, 물약 고정 회복량+7, 최대 HP+77, 최대 MP+77, 소지 무게 증가+1500 등 능력치를 가졌다. 기존에 존재하는 벨트와 비교했을 경우 AC와 리덕션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다른 벨트에는 없는 '물약 회복량과 고정 회복량'이 적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최하진 씨는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방문 이후 "응원 덕에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신생아 생명 구한 108분의 기적
 | | 0 |
신생아에게 새 희망을 안겨준 리니지 유저들. /커뮤니티 캡처
|
리니지 유저들이 합심해 소중한 신생아를 구한 감동적인 일화도 있다.
2012년 1월 31일 크리스터 서버 '사망률'이라는 유저가 '제 아이가 아픕니다! 좀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구개구순열과 뇌출혈 소견으로 수술이 필요한 아기의 사진과 함께 수술비가 모자라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구개구순열은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 구순(입술)이나 구개(입천장)가 제대로 붙지 못해 갈라진 상태로 태어나는 선천성 기형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유 및 영양 장애, 언어 발달 저하, 중이염 및 청력 저하 등의 문제를 낳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홈페이지 메인에 모금 내용을 게재했다. 서버지기가 아고라 서명 운동을 시작했고 며칠 사이 모금 서명 인원은 목표의 10배인 5000명을 훌쩍 넘었다.
이 서명을 바탕으로 진행된 모금은 시작 108분 만에 목표 모금액 400만 원(수술비 350만 원, 통원 및 검사비 50만 원)을 채웠다. 아이도 무사히 수술받을 수 있었다.
◆ GM이 달려가 축가까지...리니지가 만든 특별한 결혼식
 | | 0 |
리니지 최초의 결혼식에 많은 유저가 참석했다. /커뮤니티 캡처
|
리니지에서 만난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특별한 결혼식도 있었다. 2002년 4월 6일 ‘데포로쥬’ 서버 기란 콜로세움에서 아덴월드의 최초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 신부 입장과 주례사 그리고 퇴장까지 약 30분 동안 실제 결혼식과 유사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혈맹원들 외에도 GM을 비롯한 리니지 관계자들이 모여 결혼식 이벤트를 멋지게 꾸미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게임 속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분 이후 2002년 4월 21일 대구에서 실제로 결혼식을 올렸다. 기념비적인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GM을 비롯해 많은 유저들이 이 결혼식 이벤트를 멋지게 꾸미기 위해 따로 시간을 투자해서 기획과 연습한 덕분에 리니지 역사에 남을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다.
이 부부는 2002년 4월 21일 대구에서 실제로 결혼식을 올렸다. 특히 GM들은 결혼식에 직접 참석해달라는 요청에 발 벗고 대구로 달려가 부부를 축하했다. 이들은 사회도 보고 축가까지 불러주며 부부의 출발을 축하했다.
GM들은 이후에도 게임 속 결혼식에 초대받으면 현장을 찾아 부부를 축복했다. 부부와 참석자들을 위해 버프를 걸어주거나 작은 선물을 줬다.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았어도 모니터링 중간에 결혼식을 발견하면 깜짝 난입해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 메티스와 함께하는 7일간의 기적...리니지 GM의 김장 봉사까지
 | | 0 |
메티스와 함께하는 7일간의 기적.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
엔씨소프트가 주도하고 유저들이 마음을 모은 합작 기부 캠페인도 있다.
2011년 11월 2일부터 7일간 진행된 '메티스와 함께하는 7일간의 기적'은 게임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다. GM이 '사랑의 편지'를 특정 유저에게 전달하면 그 편지를 다른 유저들이 릴레이로 이어받는 방식의 캠페인으로 전달 횟수 1회당 1000원씩 기부 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일주일 동안 수많은 유저가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특히 이실로테 서버에서는 575명의 유저가 릴레이에 동참하며 최다 기록을 세웠다. 결국 이실로테 서버의 이름으로 김장 재료 500kg과 김치 냉장고, 겨울 용품, 아이들을 위한 잠옷, 키보드, 마우스, 비누, 과자 등이 전달됐다. 아이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꼼꼼하게 챙긴 흔적이 돋보였다.
이후 2011년 11월 26일 리니지 GM 12명과 바포메트 서버지기, 캐스톨 서버지기 등 총 14명이 직접 노량진 성로원을 찾았다. 게임 안에서 유저들과 소통하던 GM들이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며 진땀을 흘렸다.
김장을 마친 GM들은 그대로 성로원 아이들을 만나러 갔고 2시간 동안 그림도 그리고 함께 뛰어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