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이혜훈 청문회 결국 파행…지명 철회가 답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1901000909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1. 20. 00:0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출석 대기를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이날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는 이 장관의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다 정회됐다. /이병화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결국 파행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19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자료제출 문제로 양당이 대립을 거듭해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버티기로 일관하던 후보자 측이 어제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일부 자료를 추가로 냈다"면서도 "생색내기에 불과한 부실투성이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인사 청문회 파행은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거나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자료 대부분을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사유로 제출을 거부한 이 후보자의 잘못이 크다.

이 후보자 배우자와 아들들의 병역 자료, 후보자와 배우자 및 세 아들의 증여세 납부 내역 및 증명서, 후보자와 배우자의 영종도 토지 매입금액 등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관 후보자로 나선 이상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이들 정보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의혹투성이인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거부는 거여(巨與)의 영향력에 기대 국회 인사 청문회를 우습게 보는 행위다.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한 국힘도 문제가 있다. 국힘은 '1일 1 의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후보자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런 상태에서도 청문회를 허용하면 '앞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게 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의혹만 잔뜩 제기해 놓고 청문회를 안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야당이 안 하면 누가 이 후보자의 잘잘못을 가릴 것인가. 이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송곳 검증'을 해야 한다.

크게 보면 인사 청문회 유무와 상관없이 드러난 문제점만으로도 이 후보자는 이미 장관으로는 부적격이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폭언 등 갑질, 세 아들의 취업·입시 및 병역 혜택 의혹, 결혼해 분가한 장남을 부양가족으로 올린 '청약 부정', 그렇게 해서 당첨된 강남 아파트에서 올린 시세 차익, 남편의 인천공항 인근 부동산 투기 의혹, 세 아들의 증여세 논란 등은 국민의 상식과 우리 사회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나라의 살림을 책임진 예산처 장관이기에 더욱 말이 안 된다. 예산처 장관이라면 재정과 경제학 지식도 있어야겠지만, 사익과 공익을 구분하는 분별과 도덕성이 기본이다. 만에 하나 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끝내 무산된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타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면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게 그나마 파장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