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태원 SK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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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신사업을 위해 지난 10년간 30조원을 투자해, 손실액 2조원·적자 10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이 수십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의지가 있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사면·복권된 이후 경영에 복귀한 2016년, '딥 체인지'를 선언하며 대대적 투자를 주문했다. 그러나 신사업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부진한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반도체와 배터리, 그리고 새 먹거리를 찾는 에너지·화학사업에 약 3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배터리와 친환경 부문에서는 약 2조원의 투자 손실을 입었고, 반도체·배터리에서도 누적 기준 약 10조원의 손실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올해는 최 회장 경영복귀 10년차이자, 고강도 리밸런싱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중요한 해다. 최 회장은 약 2년 7개월간의 복역을 마치고 2016년 경영복귀와 함께 '서든 데스(Sudden Death)' 위기를 강조하며 적극적 M&A와 외부 투자에 나서는 인오가닉 전략을 택했다.
조단위 자금을 들여 OCI와 LG 등으로부터 반도체 체인기업들을 사들였고 일본 도시바의 키옥시아와 인텔의 솔리다임 같은 낸드 기업에 14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했다. 주축인 에너지·화학사업의 방향성은 '친환경'으로 명확히 했다. 배터리기업 SK온을 제2반도체로 만들겠다며 그룹차원의 대대적 지원에 나섰고 전기차 충전사업에 이어 수소경제 시대의 선봉장에도 섰다.
하지만 2023년 초대형 자본이 투입된 반도체·배터리사업이 동반 부진에 빠지며 그룹 재무 건전성 훼손이 심각해졌다. 당시 사업보고서 등을 토대로 추산해 보면 적자 합계가 10조원, 투자자산 손상이 약 2조원에 달한다. 2024년부터 착수한 SK '리밸런싱'의 배경이다.
그사이 반도체는 초호황 '슈퍼 사이클'을 맞이한 반면 전기차 캐즘(일시정체)과 지정학리스크로 친환경 사업이 후퇴하면서 성과가 크게 엇갈렸다. 완전자본잠식까지 빠졌던 솔리다임과 키옥시아는 상승세로 전환됐고 제2의 반도체가 될 거라 기대했던 SK온은 누적 적자만 3조4000억원을 넘겼다.
SK 관계자는 "투자 자산 조정은 그룹차원에서 재무안정성 강화 및 신규 투자를 위한 리밸런싱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