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연설서 무력 사용 공식 배제
"즉각 협상", 덴마크 압박
유럽 동맹국에 "거부하면 기억할 것" 경고
뉴욕증시 3대 지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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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framework)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해결책이 실현된다면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2월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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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간 '강대강 충돌' 국면이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날 뤼터 사무총장과 다보스 현지에서 가진 회담에서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언급한 '미래 합의의 틀'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deal)'의 성격에 관해 "궁극의 장기 딜"이라며 그 기간이 "무한하다. 시간 제한이 없다. 영원한 딜"이라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적용될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Golden Dome)'에 관한 논의도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와 관련된 골든돔에 관해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 세부 협상은 J.D. 밴스 부통령·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이 주도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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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국제사회의 가장 큰 우려였던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차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내가 무력을 사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나는 무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 나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후에도 군사적 옵션이 '논의 테이블에 없다'고 재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그러나 '무력 배제'가 그린란드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이자 '북미 대륙의 일부'로 규정하며 덴마크 정부에 즉각적인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을 향해 " 당신들은 선택할 수 있다"며 "'예'라고 하면 우리는 매우 감사할 것이고, '아니다'라고 하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력 대신 '기억'이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 EU "관세는 강압적 수단… 무역협정 비준 투표 연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거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은 미국의 행태를 '강압'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유럽의회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 투표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EU 회원국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위협하고, 관세를 강압적 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EU-미국 무역 관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랑게 위원장은 "우리는 작업(work)을 중단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며 미국이 대립이 아니라 협력의 길로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할 때까지 작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말 합의된 관세 인하(EU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하(30%→15%)와 EU의 대(對)미국 투자(7500억달러) 약속 등 기존 협정의 틀 자체가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인해 붕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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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유럽과 동맹국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유럽을 사랑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 뒤 이민 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유럽의 특정 지역들은 더는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됐다"고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덴마크에 대해선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언급하며 "우리가 없었다면 여러분은 독일어를, 아니면 일본어를 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은혜를 모르는(ungrateful) 나라'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쟁 후 우리는 그린란드를 덴마크에 반환했다. 우리는 어리석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건 그린란드, 얼음덩어리일 뿐"이라며 "우리의 국가 안보와 국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해서도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며 "그들은 감사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요구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함께 모여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지점에 와 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압박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문제에 대해선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촉구하며 "하지 않으면 매우 빨리 박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이러한 외교적 마찰이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회'와 '무력 배제' 발언에 안도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8.64포인트(1.21%) 오른 4만9077.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8.76포인트(1.16%) 오른 6875.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70.50포인트(1.18%) 오른 2만3224.82에 각각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