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올해 누리호 5차 발사와 2029년 달 통신 궤도선 발사 등 과제가 산적한 우주청의 두 번째 수장에 우주 관련 경력이 없는 인사가 임명된 것이죠. 전임자인 윤영빈 전 청장이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 서울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로 재직한 경험이 있는 등 관련 경력이 풍부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이력을 가진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 청장 임명의 이유는 바로 그의 과거 이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991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투자 분석기획과장을 거쳐 제1차관까지 맡은 '과학 관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전문 인력 이탈과 조직 갈등 문제가 불거진 우주청이기에 안정과 내부 결속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첫 2년을 시행착오의 시기로 여긴다면, 이제는 안정성을 더해야 하는 시기기도 하죠. 그렇기에 관가 경험이 풍부한 오 청장의 취임으로 더 이상의 내부 잡음을 없애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또 주무 부처인 과기부와 소통에 있어 기관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가교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기에 '뉴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로의 전환기인 만큼, 산업계와 원활한 협력 관계 구축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과거 오 청장의 산학협력 정책관 경력이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현장 인력과 전문가의 의견도 수렴하는 등 유연한 사고가 오 청장에게 요구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으로 그동안 공들여온 우주정책 추진의 전문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인선을 단행한 데에는 국내 우주 기술의 경쟁력과 잠재성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우주청은 지난해 첫 야간 비행과 민간기업 주도 등 다양한 의미가 있던 누리호 4차 발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발사 직전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의 신호 이상이라는 돌발 변수에도 단 18분의 지연만으로 상황을 수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간 누적된 시행착오에서 충분한 경험치를 쌓은 덕분입니다.
신임 우주청장 인선은 '전문성과 행정력의 결합'이라는 표현으로 함축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우주청은 입지 논란을 비롯해 전문 인력의 융합 등 적잖은 비판에 시달려 왔습니다. 앞으로 우주 정책 역량이 국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직 안팎의 혼란은 이제 그쳐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수장 임명이 우주청이 어엿한 행정기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