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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금융과 부동산, 과잉 연계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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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1. 17:48

장용동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금융감독원이 개인 사업자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하는 등의 꼼수 대출에 대대적인 현장점검에 나섰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 불허에 이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치 하향 조정, 주택담보대출 목표치 제시 등의 부동산 금융 규제책도 별도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는 부동산에 흘러드는 금융을 조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사실 부동산 가격을 올리거나 투기를 유발하는 과정을 보면 부동산과 금융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부동산과 금융은 짜고 치는 고스톱판, 이른바 꼼수 대출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근원적으로 부동산 투기나 집값 과열 등을 제어하고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표면적 단속과 규제, 고율의 세금 부과가 아니라 이에 앞서서 금융과 부동산의 연계 고리 역시 점검이 절대 필요하다. 당장 올 초 오르는 집값에 정부가 대출 억제로 맞불을 놓은 게 효험을 발휘, 시장을 급랭시킨 사례가 이를 입증해 준다. 더구나 지금은 글로벌 대(大)인플레 시대로 실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유혹 역시 불씨가 될 공산이 크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이 당면한 경제 사회적 초양극화와 부동산 거품 붕괴, 금융위기의 파동이 여기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아메리카 신대륙의 개발과 경제성장은 부동산과 금융의 역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신용이나 대출 확대의 고리로 부동산을 택했으며 이를 토대로 집과 토지 소유의 대중화를 열었고 미국 경제가 거대한 순환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1790년 이래 2024년까지 반복된 미국의 경기 호황과 침체는 바로 부동산 시장과 연계되어 있다. 당장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러온 글로벌 경기침체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산업화된 14개국에서도 금융과 부동산의 과잉 연계는 필연적으로 화를 불러왔다. 이들 국가의 주택담보대출 평균이 전체 은행 대출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 이른바 모기지 대확산(The Great Mortgaging) 시대에 돌입하면서 상업은행 건전성과 대출 역량이 부동산 시장의 변동과 연결,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금융과 부동산이 서로 얽히게 된 배경에는 상호 윈윈의 효과가 컸던 탓이다. 금융은 대출과 이에 따른 이자가 생명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리스크 헤지가 필연이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대출 상대를 찾기 마련이다. 금융이 부동산을 배경으로 발전해 온 배경에는 바로 부실 대출에 따른 리스크 방지라는 안정적인 담보 물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업 대출의 경우 부실 여지를 파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개인의 신용은 파악이 쉽고 부동산 담보는 더군다나 안정적이다. 바로 여기에 은행들이 부동산 시장에 더 깊숙이 관여하게 된 이유다.

자주 거론되는 일본의 부동산 가격 폭등과 붕괴 역시 마찬가지 사례다. 지난 1960~1970년대 고도 성장하던 수출주도형 일본경제가 1980년대 들어 미국의 압박으로 주춤하는 동안에 일본 토지 붐을 떠받칠 기둥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예컨대 큰 폭의 금리 인하와 금융 자유화를 만나면서 부동산 시장을 더 높이 밀어 올려졌고 그 과정에서 토지와 신용의 연결고리는 더욱 단단해져 갔다. 일본의 대형 은행들이 돈을 빌려줄 새로운 고객을 찾는 과정에서 부동산은 대출의 안전성과 담보력을 지닌 최선의 대상임을 새삼 발견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재무 분석이 다소 떨어져 부실 대출이 발생하거나 신용 좋은 고객의 판별이나 선별작업에서의 악몽(?)을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토지와 부동산 분야 대출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1985~1990년 사이에 일본 전체 은행 대출 규모가 80% 정도 증가했는데 그중 60%가량이 부동산과 건설기업에 대한 대출이었던 것으로 나타났고 이로 인해 토지가격은 전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등했다. 1984년부터 1990년까지 6년 동안 일본의 GDP 증가율은 대략 33% 정도였으나 전국의 토지가격 상승률은 2배가 넘는 무려 78%에 달했다. 심지어 도쿄 등 대도시의 상업용 토지 가격은 같은 기간에 333% 치솟았다.

급속한 경제성장이나 도시화로 인해 일어난 결과가 아니라 바로 금융기관의 과잉 대출 탓이었다. 재무 분석이 쉽지 않아 부실 대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기업을 포기하고 신용 관리가 손쉬운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대출에 끊임없이 금융력을 쏟아부어 수조 원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우리의 부동산과 금융의 연결 메커니즘은 분명 시급히 개선해야 할 우선 과제다. 아울러 지금은 전쟁 여파로 고유가, 강달러의 이중고 속에 환율과 증시가 흔들리는 시기라는 점과 부동산 과열이라는 시한폭탄을 해체하려다가 자칫 금융 붕괴와 장기 경기침체, 디플레이션이라는 엉뚱한 재앙에 빠져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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