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소 불허’ 넘어 ‘소급 감사’까지… KADEX 2026 둘러싼 삼각 파고(波高) 분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6010005177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16. 14:45

‘감사’ 카드 꺼내 든 국방부, KADEX 향한 ‘옐로카드’인가 ‘퇴장 명령’인가
"국익 우선인가, 행정 편의인가"… 벼랑 끝 선 육군협회, 국방부 결정에 '망연자실'
대한민국 지상군 방산 전시회의 상징적 공간인 '계룡대 활주로'가 거대한 법적·정치적 격랑에 휩싸였다.

국회와 국방부, 그리고 주최 측인 육군협회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이하 KADEX 2026)은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여 각 주체별 핵심 쟁점과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를 재구성했다.


0416 KADEX 03
지난 2024.10.2(수)~6(일) 충남 계룡대에서 대한민국 육군발전협회(AROKA)가 주최하고, 메쎄이상(MESSE E.S.)이 주관한 KADEX 2024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 / KADEX 홈페이지 캡처
부승찬 의원실 : "무너진 보안 원칙과 행정의 사유화 바로잡아야"

국회 국방위원회 부승찬 의원은 이번 사태를 'K-방산의 품격'에 관한 원칙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부 의원이 제기하고 실무 자료로 입증한 사실관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보안 공백의 실체가 확인됐다. 2024년 행사 당시 외국 업체와 민간인이 국가 중요 시설에 4개월간 출입했음에도, 국방보안업무훈령상 필수인 보안 서약서가 전무했다는 점을 폭로했다.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군 보안 시스템의 '형해화'라는 지적이다. 즉 '뼈대(骸)만 남고 살(形)은 없어졌다'의 의미로 보안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며, 내용 없이 겉치레만 남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둘째, 기업 허위 홍보 행위로서, 육군협회가 육군의 공식 지원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육군 예산과 인력이 지원된다"는 취지의 공문으로 기업들을 모집했음을 육군본부 답변서를 통해 확인했다.
세째, 절차적 정당성 결여 부분으로, 국방부의 정식 국유재산 사용 허가 전 '계룡대 개최 확정'을 공표한 행위를 "초법적 행태"로 규정하며 행정 절차의 정상화를 부 의원측은 주장하고 있다.


0416 KADEX 02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 KADEX 2026, 국방부 및 육군본부 공식 후원 명칭 사용 승인 획득" / KADEX 홈페이지 갈무리
국방부: "안보가 우선… 과거 승인 적절성까지 '감사' 착수"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유연한 행정을 펼쳤던 국방부는 15일 육군협회에 공문 발송을 기점으로 '원칙 고수'로 급선회했다.

국방부는 '국유재산법 제30조'를 'KADEX2026'의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불허의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KADEX 전시회 준비 및 개최 기간이 비상 활주로 기능 유지와 계룡대 보안 임무 수행에 실질적인 '장애'를 초래한다고 공식 판단한 것이다.
한편 육군협회가 개최 정당성으로 언급한 '공익적 홍보'이나 KADEX는 민간 단체의 '수익 사업'임을 분명히 하며 선을 그었다.

국방부의 가장 강력한 조치는 "과거의 승인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다"는 '소급 감사 예고' 선언이다. 이는 전임 지휘부의 결정까지 들여다보겠다는 배수진으로, 주최 측의 법적 대응 예고에 대해 '보안 실태 점검'이라는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익명의 법무법인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0416 계룡대 활주로
오는 10월 6일 (국군의 날 육군 주간) 충남 계룡대 지상 활주로에서 개최 예정인 '카덱스(KADEX) 2026'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육군 지상군 페스티벌과 함께 민군 화합의 장으로 행사를 운영 예정이라고 KADEX측은 발표했다. / 육군협회 제공
육군협회: "행정의 일관성 상실, K-방산 대외신인도 추락 자해 행위"

벼랑 끝에 몰린 육군협회의 모 관계자는 국방부의 결정이 '행정 편의주의적 폭거'라며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본지와의 취재에 응했다.

첫째로 '신뢰 보호의 원칙'으로 2년 전 동일 조건에서 승인했던 사안을 이제 와서 불허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저버린 처사라는 입장이다. 2024년 대회 당시 단 한 건의 보안 사고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로 국익 저해 우려 측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지원하는 국제 전시회임에도 국방부가 장소를 불허함으로써, 이미 계약을 마친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의 신뢰가 깨지고 막대한 위약금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째로 K-방산 전시화라는 '공익성'을 주장하고 있다. 전시회 수익은 육군 복지와 방산 생태계에 재투자되며, 민간 외교의 장으로서 국방 홍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논리로 '수익 사업' 프레임에 반박하고 있다.

협회 측은 지금이라도 국방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보완책'을 함께 논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K-방산의 성공을 위해 군과 민이 힘을 합쳐야 할 때, 오히려 군이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는 육군협회 고위 관계자인 K모씨의 절규에 국방부가 어떤 수정 제안을 내놓을지가 이번 사태 해결의 마지막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0416 계룡대 전경 001
육군협회는 KADEX의 계룡대 개최 당위성으로 '대한민국 국방의 전략적 허브'라는 지리적 이점을 강조했다. 계룡대는 육·해·공 3군 본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등 주요 안보 기관이 밀집해 정책 결정권자와의 긴밀한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대전·창원·구미 등 핵심 방산 거점 도시와 2시간 이내 거리로 연결되어 있어 산·학·연·군 간의 물리적 접근성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다. / 육군협회
취재를 종합해보면 K-방산 관계자들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명확하다.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전시회의 외형적 화려함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반이 되는 '행정의 투명성'과 '보안의 완결성' 그리고 그 두가지 요소를 바탕으로한 대한민국 방산전시회의 '지속성'이다.

육군협회는 부 의원이 제기한 '보안 공백'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국방부 역시 이번 감사가 특정 단체 압박용이 아닌, '군사 자산 관리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계룡대 활주로의 빗장이 다시 열릴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지는 결국 우리 군과 방산계가 '법과 원칙'이라는 기본값에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달려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