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압박 거부…군부·외교부 갈등 속 협상 참여 여부 미정
파키스탄, 중재 확대…봉쇄 해제 여부,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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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 5억달러 손실'의 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하며 합의 불발 시 폭격 재개를 경고했고, 이란은 내부 갈등 속에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중재국 파키스탄이 봉쇄 해제를 지렛대로 총력 외교전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 트럼프, 휴전 시한 22일로 확정…이란에 봉쇄 유지·폭격 가능성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휴전 종료 시점을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이라고 확정하고, 연장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당초 21일까지로 여겨졌던 시한을 기점 해석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하루 늘려 잡은 것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영 PBS 방송 인터뷰에서 합의 없이 시한이 만료되면 "많은 폭탄이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란을 향한 해상봉쇄는 "합의 서명이 있을 때까지 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제재와 군사 위협을 병행해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는 '최대 압박' 전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이란의 새 지도부(정권 교체!)가 현명하다면 이란은 위대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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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 일정과 참석자 관련 발언에서도 혼선을 반복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리아 바티로모가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고 게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협상 시작이 21일이라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 이동 여부를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곧 도착한다" 발언과 로이터통신의 "아직 미국에 있다" 보도가 엇갈렸으며, NYT는 밴스 부통령이 21일 워싱턴 D.C.를 떠나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오락가락 발언은 협상 상대를 교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함께, 전쟁 장기화 속 심리적 불안정 때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현재 추진 중인 합의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 기준점을 높였고, PBS 인터뷰에서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 최대 목표라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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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미국 관리들의 신호는 비건설적이고 모순적이며, 결국 이란의 항복을 강요하는 메시지"라며 "이란 국민은 강압이나 강요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모순된 입장과 위협적 수사가 외교 절차의 근본 장애물"이라며 "모든 측면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이란 군부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아라그치 장관이 지난 17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선언하자 군부가 '해군 허가 없는 통과 불가'를 내세워 그다음 날 재봉쇄를 단행하는 등 외교부와 군부 간 정책 충돌이 표면화됐다.
이는 군부가 외교부 협상안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내부 갈등이 2차 협상 참여 결정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타스님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현재까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차기 협상에 대한 어떠한 계획이나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파키스탄 정부, 미·이란 협상 중재 확대…'이란 봉쇄' 해제 여부를 핵심 변수로 제기
파키스탄의 '실세'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야전 원수)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봉쇄가 협상의 장애물이라고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 파키스탄 안보 소식통이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저녁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45분간 통화해 "지속적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위한 성실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란이 2차 협상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고, 현지 매체 파키스탄옵서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대표단이 21일 이슬라마바드에 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이란과 미국 사이 외교적 프로세스에서 유일한 공식 중재자"라면서도 "이란의 국익을 수호하는 데 어떤 시한이나 최후통첩도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