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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나는 AI·반도체, 수익압박 정유·철강… “韓산업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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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5. 26. 17:49

[산업연구원, 하반기 전망 보고서]
AI 투자 확대에 반도체 수출 강세
고유가·중동 리스크 제조업 부담
가격 변동성에 정유·석화 타격 커
건설투자 감소에 내수 회복 제약
국내 경제가 올해 반도체 중심의 인공지능(AI) 특수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정유·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부담은 커지면서 산업 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제시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AI 관련 투자 확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맞물리며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통관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약 1393조9952억원)를 기록하고, 무역수지는 2190억 달러(330조2520억원) 흑자로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ICT)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으며 수출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봤다.

실제 산업연구원은 올해 13대 주력산업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101.9% 급증하고 정보통신기기 수출도 9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 역시 하반기 기준 69.6%, 정보통신기기 생산은 7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국내 반도체 업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통 제조업은 중동 리스크와 고유가 부담, 중국발 공급 확대 등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일반기계·철강 산업에 대해서는 고유가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교역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교역 둔화 흐름이 수출 중심 제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가장 큰 부담을 받을 산업군으로 꼽혔다. 원유 공급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 확대로 국내 정제설비 가동이 보수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정유 생산이 2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대규모 공급 확대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업황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정유·석화 업종의 수익성 압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역시 에너지·물류비 상승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동과의 직접 교역 비중은 낮지만, 고유가 장기화 시 비용 부담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중국 저가 철강재 공급 확대와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철강업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업은 선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LNG선 중심 발주 흐름과 해상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중국 공급 확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LNG선과 특수선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시 발주 사이클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설 경기 부진 역시 국내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던 건설투자가 올해도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여파가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거시 변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92.1달러,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61원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수송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제조업 전반의 원가 부담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는 AI 기반 IT 산업 성장세와 전통 제조업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반도체 중심 성장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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