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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호르무즈서 다시 충돌…동결자산·핵 양보 놓고 종전 MOU 교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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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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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란 드론 4대 격추 뒤 해안 감시·레이더 타격
이란, 쿠웨이트·바레인 미군 시설 겨냥
이란, 120억달러 선지급·240억달러 접근 요구
미국, 핵 축소·농축우라늄 인도 선행 고수
Iran War
이란 시민들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와 혁명 창시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초상화가 걸린 현수막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AP·연합
미국과 이란이 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드론과 탄도미사일 교전을 재개하면서 두 달째 지속된 휴전 체제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양측은 이란의 동결자산 선지급 요구와 미국의 핵 프로그램 감축 선행 조건이 맞서면서 60일 휴전 연장과 핵 협상 재개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초안에 서명하지 못한 채 협상 교착을 이어가고 있다.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이 이날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중재에 나섰으나 레바논 전선의 변수까지 중첩되며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AIRLINES-IATA/MIDDLE EAST
3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쿠웨이트 국제공항이 공격받은 뒤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으로 쿠웨이트 민간항공청이 제공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로이터·연합
◇ 미군 드론 격추 후 이란 해안 레이더 타격…이란, 쿠웨이트·바레인 미군 시설 겨냥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역내 해상 교통에 즉각적 위협을 가한 이란의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한 뒤 호르무즈 해협 내 고루크(Goruk)와 케슘(Qeshm)섬 두 곳의 이란 해안 감시·레이더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4척의 통과를 막기 위해 사격한 뒤, 미군의 감시·레이더 시설 타격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Ali Al Salem) 공군기지와 바레인의 미국 해군 제5함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통신이 보도했다.

미군은 이란 미사일 6발을 요격했고, 1발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군은 주거지역 상공을 통과한 탄도미사일 7발을 요격했다며 물적 피해는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해안 시설 타격이 4월 8일 합의된 휴전을 위반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미국이 "불법 행위"의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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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치페와폴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연합
◇ WSJ "트럼프, 미군 피해 없으면 전면전 신중"

이번 교전은 최근 나흘 새 쿠웨이트에 가해진 네 번째 공격이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규모 교전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쟁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사일·드론 제조시설 대부분을 파괴당했지만 "미사일의 약 21~22%는 아직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타결에 소극적인 이유를 묻는 말에 "그들은 강하고 자존심이 있다"며 "그들이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 이란 120억달러 선지급·협상 중 240억달러 접근 요구…트럼프 '현금 지급' 정치 딜레마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 연장과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를 담은 MOU 초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거부하며 이란에 돌려보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 제재로 동결된 자국 자산 약 1000억달러(156조원) 가운데 합의 즉시 120억달러(18조7200억원)를 지급받고, 60일 협상 기간 중 240억달러(37조4400억원)에 접근하기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선임 자문은 WSJ에 "이란 정권의 계산에서 동결자산 해제는 달콤한 부가물이 아니라 외교가 정치적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선불금"이라며 "신뢰·상호주의·국내 신뢰도의 핵심을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란이 가장 치열하게 협상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당시 지급된 17억달러(2조6500억원) 현금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만큼 자산 선지급 수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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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이 3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미, 동결자산 걸프 배상 활용 검토…레바논 분리·연계 입장 충돌에 협상 복잡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는 명확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제재 해제나 자산 반환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루비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만으로는 제재 완화나 자산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자산을 반환하는 대신, 동결자산을 걸프 동맹국 피해 배상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구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가 걸프 동맹국들이 전쟁 피해 배상을 위해 이란 동결자산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 이란 제재 전문가 출신인 미아드 말레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란 자산을 돌려주지 않을 뿐 아니라 걸프 국가들이 그 자산을 가져가도록 돕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걸프 국가는 이란의 보복을 우려해 해당 자산 활용을 주저할 수 있다고 말레키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 파키스탄 내무장관, 테헤란 방문…레바논 휴전 거부·헤즈볼라 변수 협상 압박

레바논 전선도 협상 교착을 심화하는 변수다.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레바논 문제를 분리하려는 반면, 이란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 중단을 종전 합의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중재로 3일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사이에 휴전 협정이 체결됐으나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이를 전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키스탄 정부의 협상 중재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이스나통신은 나크비 내무장관이 이날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원수)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보내는 친서를 지니고 테헤란에 도착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과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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