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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치솟는 몸값’ 부담되는데… 법 공백에 막힌 액면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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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6. 06. 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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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0만원 넘는 상품 100개 돌파 눈앞
증시활황 속 종가 기준 100만원 찍기도
"소액 투자자 진입 부담… 제도 손봐야"
'소액 분산투자'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활황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투자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본연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좌당 가격이 10만원을 넘는 ETF가 100개 돌파를 눈앞에 둔 데다, 최근에는 종가 기준 100만을 기록한 주식형 ETF까지 등장하면서 소액 투자자의 진입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ETF 액면분할 허용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지만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논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중 1좌당 가격이 10만원을 넘는 상품(CD금리형 등 파킹형 제외)은 9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2일 6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52.3% 급증하며 100개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다.

자본시장에서는 통상 1좌당 가격이 10만원을 넘으면 'ETF 황제주'로 분류한다. 대부분 ETF가 1만원 안팎에서 설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10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소액 투자 상품이라는 ETF 본연의 성격이 희석되기 시작하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최근 ETF 가격 상승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주도 업종을 추종하는 주식형 및 레버리지 상품이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TIGER 200IT레버리지'는 올해 초 1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지난 22일 종가 기준 100만원을 기록하며 국내 ETF 시장 최초의 '100만원 ETF'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23일 종가는 79만9440원으로 마감했지만 여전히 국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PLUS 200선물레버리지'(34만8060원), 'HANARO 200선물레버리지'(20만9615원), 'TIGER 미국나스닥100'(20만2790원) 등 고가 ETF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ETF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소액 분산투자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ETF 장점은 소액으로 여러 주식을 사는 효과를 누리는 '분산투자'인데, 1주당 10만원이 넘어가면서 소액 투자가 쉽지 않게 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ETF도 주식처럼 액면분할과 병합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반 주식은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액면분할을 할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당 250만원 안팎이던 주가를 5만원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반면 ETF는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가격 수준과 관계없이 액면분할과 병합이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상법이나 관련 법령상 집합투자증권인 펀드는 액면분할과 병합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과거 법제처 해석에서도 ETF와 같은 수익증권 형태의 펀드에는 액면분할을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역시 필요성을 인식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최상위 법령이 정비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액면분할뿐 아니라 액면병합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ETF는 투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진 ETF는 괴리율 관리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는 운용사들이 ETF 가격 수준에 따라 액면분할과 병합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관련 제도는 도입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투자자 편익과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액면분할·병합 제도 도입 필요성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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