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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는 사고 직전 세월호 내 선원과 선사 청해진해운 간 통화를 비롯한 모든 통화 내역을 분석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합수본의 통화내역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속옷 상의를 입은 일부 선원이 선실로 복귀해 윗옷을 입고 다시 나온 정황이 확인됐다.
결국 이들이 당시 객실 내 승객들을 우선 구조할 여력은 충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청해진해운 측이 선원들에게 부당한 탈출 지시를 내렸는지에도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합수본은 또 이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최초로 구속된 선장 이준석씨와 3등항해사 등 선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세월호 화물 적재·고박, 선박 증톤·설계 업체 관계자 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합수본은 해경이 운영하고 있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이어 제주VTS를 압수수색해 세월호 침몰 당시 VTS 근무자들의 업무태만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는지 조사 중이다.
합수본은 지난 26일 제주 VTS에 수사관을 투입, 세월호 침몰 당시 교신 내역, 항적, CCTV 녹화 내용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 작업을 통해 세월호가 복원력을 상실하고 조류를 따라 떠밀려가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지만 관제센터에서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근무자들의 업무 태만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진도 VTS는 세월호 침몰 전 급선회 등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관제를 소홀히 해 첫 교신(16일 오전 9시 6분)까지 11분의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월호는 목적지인 제주에 교신 채널을 맞추고 진도 VTS 관제 해역을 운항하다가 사고 발생 최초 신고를 제주 VTS에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VTS는 이후 진도 VTS에 연락했다.
합수본은 해양수산부 선박자동 식별장치(AIS)와 해양경찰청(진도 VTS) 항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시간대(16일 오전 8시 48분 37초∼49분 13초)에서 AIS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합수본은 앞서 세월호 침몰 전 항적 자료를 모두 확보하고 분석 중이며 세월호 항적에 끊김이 없다고 밝혔었다.
한편, 검찰의 칼날은 이제 해양경찰을 향할 전망이다.
합수본은 사고 당시 해경 신고 접수가 매뉴얼대로 이뤄졌는지, 시간대별 조치 내용, 진도 VTS와 연계 체계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목포해경 상황실은 최초 신고자에게 침몰 지점의 위도, 경도를 물어보며 시간을 지체해 공분을 산 바 있다.
한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흥준 부장검사)은 한국선급(KR) 전·현직 임직원들의 계좌를 추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한국선급에서 압수한 회계장부와 전산자료 등을 분석해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28일부터 비리 의혹이 있는 임직원 여러명의 계좌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한국선급 팀장급 직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난 사람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