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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은 비가 세차게 내리자 상당수의 해양경찰청 경비정과 어선이 항구에 정박했고, 사고 현장에 있던 4척의 바지선 가운데 3척도 회항했다.
특히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한 스님이 항구 입구에 재단을 마련, 단원고 학생들이 좋아했을 커피와 각종 캔, 음료수, 초코파이, 물, 영양제 등을 올려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불공을 드려 실종자 가족들을 안타깝게 했다.
비바람에 실종자 수습작업이 일시 중지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항구에 직접 나가기보다는 천막으로 지어진 대기실에서 수습상황을 지켜봤다.
이들 가운데 바다를 응시하면서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를 가족의 귀환을 기다리기도 했고, 단원고 실종자 가족 대부분이 이웃사촌인 덕에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진도군실내체육관의 실종자 가족 또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지냈다.
이날 오전 10시께 해양경찰청이 침몰 당시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을 공개 했을 때 TV 볼륨을 키우며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부의 늑장대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사고 직후 해경 경비정이 세월호에 접근했지만, 배가 45도 이상 기울어진 상태에서 제대로 된 수색작업이 불가능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은 해경이 바다로 기울어지고 있는 3~4층 객실로 향했다가 여의치 않자 방향을 선장실 쪽으로 돌려 선원을 구출했고, 승객들의 일부는 유리창을 깨고 바다로 헤엄치는 모습이 담겼다.
단원고 2학년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이제 와서 보여주면 무엇을 하겠나, 처음에만 제대로 대응했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가족의 동의가 있을 경우 선실내부 일부 폭파 용의가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멀쩡한 시신을 수습하는 게 최우선 아니겠나. 실종자 가족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