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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단원고 전 학년 빗속 등교, 전보다 밝아진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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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4. 04. 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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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빗속에서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사진=김종길
많은 비가 내렸다. 가로수를 잇는 끈마다 걸린 노란 리본은 하늘이 쏟은 눈물로 젖어있었고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교문 외벽을 빙 둘러 싼 추모메모들도 비바람에 젖거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28일 오전 7시 빗속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전 학년 학생들이 함께 등교하는 첫 날이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표정과 발걸음은 지난 24일 첫 등교했던 3학년 학생들과 사뭇 달랐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 학생들의 기분마저 축 처지지 않았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학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고 발걸음 역시 전보다 가벼웠다.

학생들의 등교는 경찰 10여명과 3명의 단원고 안내원 등을 통해 안전하게 이뤄졌다. 경찰은 학생들의 등교 동선을 확보하고 차량 통제를 맡았으며 단원고 안내원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차량의 신원을 확인하고 운구차가 들어올 때 학생들을 안전하게 한쪽으로 이동시켰다.

오전 7시30분 등교하던 여학생들이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사들고 나왔다. 서너 명의 여학생들은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간간이 미소도 보였다. 이들의 모습은 인근 중·고등학교의 여학생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남학생들도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무리지어 등교했다. 이들은 교문 안으로 들어서기 전 같이 만나 등교할 친구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사고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단원고 학생들의 등교 풍경은 오전 7시37분 발인을 마친 운구차 한 대가 교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다소 숙연해졌다.

이어 3분 뒤 조모양(17)의 운구차가 교문을 빠져나와 마지막 하교를 하자 일순간 이전보다 밝아보였던 학생들은 걸음을 멈췄고 운구차가 멀어질 때까지 고개를 숙이거나 물끄러미 운구차를 바라봤다.

지난 24일 지상파 6개사와 종편 5개사, 한국사진기자협회 등은 단원고의 조속한 정상화와 재학생들의 안정을 위해 학교 앞 및 재학생을 취재하지 않기로 합의 했었다.

이에 따라 학교 앞을 찾은 취재진 수가 지난 24일보다 많이 줄어든 상황. 보다 자유로워진 학생들은 더 이상 손이나 휴대전화로 얼굴을 가리지 않았고 서둘러 학교 안으로 뛰는 학생도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평소 자신의 모습으로 조금씩 되돌아가는 것 같았다.

학생들의 등교를 한참 바라보던 한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전보다 밝아보여서 다행”이라면서 “하지만 학생들 마음 한편은 큰 돌덩어리가 있는 것처럼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등교를 마친 학생 수는 △1학년 422명 중 416명 △2학년(수학여행 불참자) 13명 중 12명 △3학년 505명 중 481명이다.

1학년은 6명이 결석(유족 2명, 개인사정 4명-세월호 사건과 관계없음)했고 2학년은 1명이 결석(개인사정 1명)했으며 3학년은 24명이 결석(유족 1명, 장례 및 분향 관련 21명, 세월호 사고관련 질병 1명-질병은 외부에 밝히기 꺼려함, 개인사정 1명)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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