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등산객 '부서진 문짝' 신고만 믿고 발빠르게 합참 브리핑까지…대북 정보·분석력 지적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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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14일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성급하게 언론에 공개했다가 비판을 자초했다.
정작 북한 소행의 진짜 무인기는 주민 신고를 받고서도 뒤늦게야 북한 소행이라는 판단을 내린 우리 군이 ‘부서진 문짝’은 발빠르게 무인기로 오인하는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평소 얼굴을 보기도 어려운 군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일찍 언론에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해 확인 중”이라는 사실을 섣불리 공개하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정식 브리핑까지 하면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해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긴급 수색에 나선 군 당국의 조사결과 신고된 의심물체는 무인기가 아닌 부서진 문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에 따르면 등산객 A씨는 전날 오후 4시30분께 일행 3명과 함께 청계산 매봉에서 석기봉으로 이동하던 중 만경대 아래 군부대 철조망 안쪽 40∼50m 지점에서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께 경찰에 신고하면서 자신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에는 멀리서 볼 경우 각도에 따라 비행체로 오인할 여지도 있었다.
군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사진을 확인한 결과 무인 비행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수도군단 수색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군 관계자는 “물체가 암벽 사이에 교묘한 각도로 자리 잡아 신고한 사람도 접근하기 어려웠다”면서 “신고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는데 촬영된 각도에서는 비행체로 오인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색팀이 바위를 타고 내려가 물체를 확인한 결과 길이 130㎝, 폭 60㎝ 크기의 부서진 문짝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문짝은 파주와 백령도, 삼척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동체 색깔과 비슷한 하늘색 페인트가 칠해져 오인 소동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추정됐다.
합참은 “지금까지 무인기와 관련한 주민 신고가 82건 있었지만 모두 확인한 결과 무인기와 상관없는 오인 신고였다”면서 “하지만 주민 신고 정신은 높이 살만하다”고 웃지 못할 해명을 내놓았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경기도 파주와 서해 백령도, 특히 강원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들이 주민 신고에 따라 뒤늦게 북한 소행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은 우리 군의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에 문제가 많으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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