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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복군 2지대 표지석, 관리 주체없어 출입통제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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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기자

승인 : 2014. 06. 09. 05:00

제막식만 하고 찾는 이 없고, 위치 정확히 아는 이도 드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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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코리아글로브(이사장 조민)와 아시아투데이의 ‘중국몽(中國夢)을 찾아서’ 역사기행단은 현충일인 지난 6일 중국 시안의 광복군 2지대 표지석을 방문했으나 출입문이 굳겨 잠겨 들어가지도 못했다. / 사진=코리아글로브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2지대가 주둔했던 중국 시안(西安)시 창안구 두취진의 ‘광복군 2지대 표지석’이 설치된 뒤 아무도 찾는 이가 없고, 마땅한 관리 주체도 없어 출입이 통제된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 6일 낮 (사)코리아글로브(이사장 조민)와 아시아투데이의 ‘중국몽(中國夢)을 찾아서’ 역사기행단(이하 기행단)은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들의 얼을 기리기 위해 이 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지난 달 29일 제막된 이 표지석은 이후 홍보 부족으로 아무도 찾지 없고, 출입문이 잠궈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광복군 표지석은 빨간색 기둥 4개가 받치고 있는 5.1m 높이의 정자 안에 세워져 있고, 이 정자 주위에는 200평 규모로 공원이 조성돼 있다.

문제는 공원이 개방된 것이 아니고 4m 높이의 담장에 둘러싸여 있고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기행단은 잠긴 출입문 담장 안에 있는 표지석에 접근하지 못하고, 담장 밖에서 30m 안쪽의 표지석을 향해 묵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기행단과 함께 광복군 표지석을 찾은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정부가 관리 주체를 두고 마땅히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훼손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잠궈 놓은 것에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며 “이대로 가면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뜻이 서린 이 표지석은 아무도 찾는 이 없이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관계당국과 시민단체 등이 관심을 갖고 이 표지석을 돌보고, 젊은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표지석이 들어선 이곳은 1944년 3월부터 지대장 지청천과 장준하 등 일제하 청년지식인 60여명으로 구성된 광복군 2지대가 훈련을 받던 연병장 터다. 당시 광복군은 국내 진공작전을 위해 미군의 OSS(현재의 CIA)로부터 낙하산 침투와 교량 폭파 등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광복군의 국내 진공 작전을 눈 앞에 두고 1945년 8월 15일 일제는 무조건 항복을 하고 만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광복군에게 일제의 무조건 항복은 매우 원통한 일이었고, 만약 광복군의 국내 진공이 성사되었더라면 전후 협상에서 임시정부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6월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의 기념표지석과 시안의 광복군 2지대 훈련장에 표지석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하얼빈 현장에는 안중근 기념관을 설치하고 시안에는 표지석을 설치했다.

지난 달 29일 열린 이 표지석 제막식에서 박승춘 보훈처장은 “표지석 설치로 광복군 위업을 영원히 기억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축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제막식만 하고 ‘널리 알릴’ 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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