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은 국교 정상화 이후 23년여가 흐른 지금 상호 도저히 피하기 어려운 운명이 됐다. 북한의 공산화로 단절된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관계를 무려 50여년 가까운 세월 만에 회복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서로에게 지구촌에서 가장 필요한 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서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최근 보도만 일별해도 잘 알 수 있다. 한국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심지어 연예 한류 기사는 인터넷 포탈 사이트를 도배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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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난해 통계를 봐야 할 것 같다. 612만 명의 유커들이 한국을 방문, 18조6000억 원어치의 생산유발 효과를 올리게 만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용유발 효과는 무려 34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번 주에 가서명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내에 발효될지 모르는 현실 역시 중국이 한국에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주지 않나 싶다. 한국으로서는 당연히 이런 현실을 즐겨야 한다. 그래야 국가적으로나 국민 개개인에게도 다 좋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다소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른바 혐중(嫌中) 감정이나 막강한 대국인 중국에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없지 않다. 5000년 역사 동안 중국의 역대 왕조들로부터 적지 않은 침략을 당한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역사를 잘 돌이켜보면 양국은 좋았던 때가 더 많았다.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선조들이 중국 본토로 진출해 활약한 경우도 부지기수에 이른다. 중국을 막연하게 경원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유커의 존재에서 보듯 아직까지 양국의 각종 교류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은 쪽은 단연 한국이다. 피할 수 없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구애해서 즐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야 한다. 또 아직 양국의 상황이 역전되려면 멀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단단히 마음을 먹는다면 피하기 어려워 즐길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은 생각보다 그렇게 빨리 도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