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을 지낸 천수이볜(陳水扁·64)은 정권을 잡기 전까지만 해도 대단한 개혁의 기수였다. 바로 이 때문에 대만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두 차례나 총통에 당선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총통이 되고부터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재임 후반기에는 더욱 그랬다. 젊은 시절의 행보로 보면 부패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으나 철저하게 부패해지고 말았다. 심지어는 뇌물로 받은 돈을 스위스 은행에 빼돌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약 2억 대만 달러가 예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수이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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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투옥 중에 있는 천 전 대만 총통. 스위스 은행에 빼돌린 뇌물이 조만간 대만 정부에 의해 환수될 것으로 보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런 천 전 총통의 검은 돈이 대만으로 돌아가게 됐다. 스위스 대법원이 최근 이 돈에 대해 환수를 요구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대만 검찰의 주장이 이유 있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2억 대만 달러가 검은 돈인 만큼 더 이상 스위스 은행의 비밀 유지 및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베이징 대만 소식통의 30일 전언에 의하면 당연히 현재 수감 중에 있는 천 전 총통과 그의 가족들은 이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억 대만 달러가 뇌물이 아니라 정당한 가족의 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천 전 총통의 가족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단언해도 좋다.
당연히 대만 정부는 스위스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고 있다. 해당 스위스 은행과도 조속한 환수 협상에도 나설 예정으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돈은 환수될 경우 바로 대만의 국고로 귀속된다. 스위스 은행의 예금까지 환수되는 것을 보면 이제 지구촌의 검은 돈이 숨을 곳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