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국이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사태 26주년을 코앞에 두고 당시 사태의 책임자인 리펑(李鵬) 전 총리의 사망설까지 나돌면서 아연 긴장 국면을 띠고 있다. 만약 그의 사망설이 사실이면 26주년 당일을 전후해 어떤 형태가 됐든 일단의 정치적인 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톈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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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의 최근 모습. 일단 긴장감은 크게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사망설에 휩싸인 리펑 전 총리가 진짜 세상을 떠났다면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서방 소식통들의 1일 전언과 대륙 전역의 분위기를 참고하면 현재 중국이 톈안먼 사태26주년을 앞두고 있다는 느낌은 일단 별로 들지 않는다. 홍콩에서 지난 달 31일 사건에 대한 재평가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과는 완전히 딴 판이라고 해도 좋다. 특히 약 3000여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대륙의 중국인들은 이름조차 잘 모를 수 있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까지 요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시위는커녕 26년 전 그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중국인들이 태반이라고 할 정도로 무관심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당시 톈안먼 시위대에 발포 명령을 내린 최고 책임자로 꼽히고 있는 리 전 총리가 진짜 사망했다면 얘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유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특히 올 양회(兩會·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톈안먼 사태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침묵 시위를 벌인 ‘톈안먼 어머니회’가 나설 경우 상황은 심각해지게 된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 숨죽인 채 기회만 노리는 민주화 세력, 비판 의식이 강한 학생들까지 가세하면 현재의 분위기는 완전히 돌변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서서히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파룬궁(法輪功) 세력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안 당국의 단속이 느슨한 틈을 이용해 반정부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만약 톈안먼 사태를 이용하겠다고 작심할 경우 혼란을 부추기는 역량 정도는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지도부가 대부분 중국인들로부터 받고 있는 절대적 신임은 톈안먼 사태 26주년이 무사히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리펑 총리의 사망설도 악성 루머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국이 일단 고요 속의 긴장 국면을 맞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큰 사고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