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말과 금세기 초만 해도 대륙을 쥐락펴락하던 권력자들인 중국의 혁명 3세대 지도자들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직면하고 있다. 대부분 80대를 넘은 탓에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하나 둘씩 운명을 달리하거나 타계 직전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
차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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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타계한 혁명 3세대 원로 차오스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제공=신화(新華)통신.
이 현실은 올해 타계한 인물들의 면면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장완녠(張萬年)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꼽아야 할 것 같다. 87세의 나이로 고령이라고 하기 어려웠으나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14일 타계한 차오스 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장의 타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한때는 장쩌민(江澤民·89)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기도 했으나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했다.
장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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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에 자주 시달리는 장쩌민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제공=신화통신.
장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사망설이 꾸준히 나도는 경우에 속한다. 벌써 여러 차례 중화권 언론의 오보로 인해 생전에 1000번 이상 사망설의 주인공이 된 바 있는 덩샤오핑(鄧小平)과 비슷한 처지가 되고 있다. 건강이 아무래도 크게 좋지는 않은 것이 확실한 듯하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최고급 의료진의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의외로 장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리펑(李鵬·87) 전 총리 역시 같은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봐도 좋다. 최근 사망설이 돈 바 있다. 이로 봐서는 건강이 아주 좋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최근 자녀들인 리샤오펑(李小鵬·56) 산시(山西)성 성장과 리샤오린(李小琳·54)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탓에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한다. 만약 이런 정신적 압력을 이기지 못할 경우 급변을 당할 지도 모른다.
주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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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서전을 출판하는 등 비교적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주룽지 전 총리. 그러나 완연하게 노쇠한 모습이다./제공=신화통신.
이외에 주룽지(朱鎔基·87) 전 총리, 리루이환(李瑞環·81) 전 정치인민협상회의(정협) 주석, 리란칭(李嵐淸·83) 부총리 등 역시 80대의 고령인 관계로 언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들은 비교적 건강하다는 점에서 장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 리 전 총리보다는 상황이 좋기는 하다.
물론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인생 말년을 즐겁게 보내는 3세대 원로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웨이젠싱(尉健行·84) 전 정치국 상무위원, 톈지윈(田紀雲·86) 전 전인대 부위원장, 츠하오톈(遲浩田·86)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첸치천(錢其琛·87) 전 외교부장 등이 이런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잘 하면 0.5세대 선배들로 분류되는 혁명 2.5세대의 완리(萬里·99)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쑹핑(宋平·98) 전 정치국 상무위원, 왕광잉(王光英·96) 전 전인대 부위원장 등처럼 장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이들 역시 역사의 뒤안길을 걷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