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비례성-지역대표성 조화, 수도권 집중화 등 과제
국회의원의 ‘밥그릇’을 결정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를 벗어나 민간 전문가 중심의 독립기구로 출범했다. 그동안 여야 간 정치적 타협으로 이뤄지던 선거구 획정 관행이 개선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정당·현역의원의 특성상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획정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를 방지하는 것과 함께 선거구 획정 때 지역 대표성 반영, 수도권 집중화 문제 등은 선거구획정위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법률상 선거구획정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있지만 직무에 관해 독립적 지위를 갖는다. 선거구획정위는 선관위원장이 지명한 1인과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정당으로부터 추천받아 여야가 추린 8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선거구획정위원인 가상준 단국대 교수(정치학)는 19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3분의 2,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결정이 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가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결정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기가 어렵고 특정 정당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가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선거구획정위원장인 김대년 선관위 사무차장도 지난 15일 출범식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뜻이 최대한 반영된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가 교수는 선거구획정위가 독립기구로 출범한데 대해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고, 그동안 선거구 획정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이뤄지면서 발생했던 공정성의 문제, 게리맨더링 등 투명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전문가들이 해결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 교수는 “(독립기구로 출범은) 첫 번째이고 4년 뒤 8년 뒤 앞으로도 계속 남을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선거구를 획정할 때 좋은 예가 될 수 있도록 이번에 잘 하는 것이 최고 과제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가 교수는 인구비례성과 지역대표성을 어떻게 잘 조화시킬 것인지, 또 인구비례로 선거구를 획정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수도권 집중문제 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이번 선거구획정위의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구획정 논의와 함께 나오고 있는 중대선거구제·의원정수 문제 등은 선거구획정위에 권한이 없고, 국회에서 다루고 결정해야 하는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일단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획정안은 국회가 수정하지 못하고 단지 본회의에서 가부(可不)만 의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거구획정위가 과거 국회의장 산하 자문기구로 있을 때에 비하면 이번에는 막강한 결정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국회 관계자는 “예전처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식의 선거구 획정은 더 이상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영호남 농어촌 지역의 선거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현역 의원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