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전, 현 총통이 최근 너무나도 극명한 대일관을 피력해 중화권 각지에서 씁쓸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 총통인 리덩후이(李登輝·92)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釣魚島)가 일본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본을 조국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까지 했으나 현 총통인 마잉주(馬英九·65)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극단적인 입장 차이를 보인 것. 더구나 두 사람은 앞으로도 자신들의 대일관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아 전직 총통으로서 계속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리덩후이와 마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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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마잉주 대만 총통(왼쪽 두 번째)과 리덩후이 전 총통(오른쪽 두 번째). 역사 인식 문제로 완전히 갈라서게 됐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대만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양측의 입장 차이에 먼저 불을 지핀 사람은 대만 정계 내 친일파의 거두 리 전 총통이다. 지난 7월 말 일본을 방문,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라는 충격적 발언을 했다. 더구나 그는 우익적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를 크게 칭찬했을 뿐 아니라 대만인들이 일본의 과거 식민 통치를 감사하고 있다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 극우 월간지 보이스(Voice)와 회견을 갖고 “군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면서서 일본을 조국으로까지 호칭했다.
당연히 중국과 대만, 홍콩의 중국인들은 분노했다. 대만인을 대표하는 마잉주 총통 역시 다르지 않았다. 급기야 이달 초 그의 발언을 비난하는 기고를 대만의 유력지에 올렸다. 이어 24일에는 미 워싱턴 타임스 온라인판 기고를 통해 댜오위다오는 대만(중국) 영토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자신은 리 전 총통과는 완전히 다른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
사실 리 전 총통의 친일 발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마 총통은 전직 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비난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리 전 총통의 발언은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금도를 넘은 것이 분명하다. 마 총통이 그동안의 관례를 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