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열릴 대만의 총통 선거 구도에 급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에는 선거가 국민당의 훙슈주(洪秀柱·67) 후보와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59) 두 여걸들의 대결이 될 것이 확실했으나 국민당에서 대타를 내세우는 방안이 갑작스레 부상하고 있는 것. 더구나 분위기 상으로 볼 때 이 방안은 국민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힘을 받고 있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총통 선거 3개월을 남기고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주리룬과 훙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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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당의 총통 후보인 훙슈주와 대타로 거론되는 주리룬 주석. 당 대회에서 총통 선거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제공=대만 즈유스바오(自由時報).
중국 언론이 대만 매체를 인용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민당의 대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주리룬(朱立倫·55) 현 신베이(新北) 시장 겸 국민당 주석. 갑작스럽게 그가 떠오르는 것에는 말할 것도 없이 이유가 있다. 지난 7월 국민당 총통 후보로 확정된 훙 후보가 지지율이 답보하면서 패배가 확실해지고 있는 탓이다. 한마디로 국민당으로서는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할 바에야 당규를 위반하는 무리수를 두더라도 경쟁력 있는 선수로 교체하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보면 그가 나갈 경우 최소한 차이 민진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나온다. 그 역시 자신이 대타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당이 선수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주 주석이 지난 5월 선언한 불출마 약속을 깨야 한다. 또 당규에 의해 선출된 훙 후보를 주저앉혀야 한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된다. 게다가 훙 후보가 강력하게 반발할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정권을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는 대만 국민들의 시선도 국민당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민당은 조만간 훙 후보를 주저앉히고 주 주석을 대타로 옹립하는 방안을 당 차원에서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 주석이 무리해서 나가 패배할 경우 상처는 더욱 커지게 된다. 본인도 치명상을 입겠지만 국민당 역시 상당 기간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와 국민당이 앞으로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하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